슈만 - 숲의 정경, Op.82
도서관 쪽 방향의 계단을 쭈욱 내려갔다. 문을 당기고 도서관 샘들은 나를 볼 때면 '또오오-' 라는 웃음섞인 표정을 지었다. 얼굴을 찌푸려 손으로 눈을 비비고 우는 시늉을 한다. 으앙~! 눈물이 나올것 같다. 아니아니 울어야만 속이 내려간다.
반납책을 교실에서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작아진다. 너무 슬프고 힘들기만 한 학교는 큰 괴물같다. 늘 내게 슬픔을 가져다 주는 외눈박이 괴물이다.
교실안에서 은지랑 짝이되고 나서, 난 또 울고 말았다. 은지가 나랑 짝이 되는게 영 싫은 표정을 짓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평상시 은지랑 짝이 되고 싶었고, 오늘 랜덤 짝뽑기에서 운이 좋게 은지와 짝이되었다. 고개를 들어 은지 얼굴을 살짝 보니, 은지는 툭하면 울어대는 나랑 짝이 되는 것이 못마땅 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들은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만화책 <흔한 남매>를 읽다가 내가 하지도 않았는데, 책장을 넘기자 마자 부욱-하고 맘대로 찢어졌다. 왜 하는 일마다 슬프기만 한걸까. 울어버려서 덜어내고 만 싶다. 사서선생님께 책을 가져가 대출대 앞에서 또 울기시작한다. 아니아니 우는 시늉을 시작한다.
그래야 나의 슬픈괴물은 점점 작아질 테니까.
새로오신 사서샘은 나를 보며, 가만히 책을 가져다 놓으라고 눈짓을 보내셨다.
"선생님 선생님 저 어떻해요. 으앙~~ 책이 찢어졌어요 으앙~"
"그런데 뭐가 문제가 되니? 선생님도 책읽다가 저절로 찢어지는 마법도 부려지고, 가끔은 손가락에 베이기도 하는 걸. 너는 왜 우는 거니?"
기존에 알아보던 샘들 앞에서 늘 우는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익숙한 샘들에게 울보인 나를 웃으면서 지켜보셨지만, 새로온 사서샘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셨다.
"은우야. 샘은 늘 울고 싶지만, 울음 속 괴물을 눌러버리고 웃어버리곤 해.
지금 너가 책을 찢었다고 해서, 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야. 책을 보수할 테잎을 하나 밴드처럼 붙이면 되는 거야. " 우리는 책이 찢어진걸로 울지 않는단다.
'이건 큰일이 아니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슬픈 괴물은 더이상 튀어나와서 울 필요가 없구나. 더이상 우는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되는구나. ' 가만히 찢어진 책을 선생님의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안경 낀 마음 넉넉한 보조사서샘이 찢어진 책을 보수 테이프로 잘 연결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사서샘은 나에게서 컴퓨터화면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