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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Apr 09. 2024

플로팅 일기 #2_일희일비 끝판왕이 되어보기

4/3 ~ 4/8

2024.04.03.수

 플로팅 오픈하고 마케팅에는 큰돈을 투자하지 않았는데, 반신반의하면서도 키워드 광고 업체 하나와는 계약을 진행했다. (키워드 광고란, 내가 지정한 키워드를 네이버에 검색했을 때 내 매장이 플레이스 최상단에 뜨게 해 주는 것!) 나의 퇴사 동기이자 사업 선배인 K가 마케팅에 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들인 비용만큼의 성과는 보지 못했다는 후기를 들었기 때문에, 원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또 아무것도 안 하기엔 불안한지라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의 업체와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오픈한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솔직히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난 그 계약 반댈세...!


 아직 너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효과를 논하기엔 이른 것 같고, 단순하게 말하면 좀 귀찮달까...?

일단 뭐 키워드 광고로 플레이스 최상단 어쩌고 해 봤자 아직까지 그거 보고 오는 손님은 한 명도 못 봤고....

내가 계약한 업체는 블로그 포스팅 15회가 포함돼 있는데, 포스팅 하나 하려면 내가 사진 다 보내주고 내용까지 거의 다 써 주는 수준이라.... 그럴 거면 그냥 내가 포스팅하지 ^^

광고 포스팅을 요청한 것은 지금까지 딱 1회뿐인데, 솔직히 포스팅 퀄리티가 나쁘지는 않았으나.... 순수 고객님들이 진짜 더 광고같이 엄청 잘 써 주십니다....  되게 인심 쓰는 것처럼 영수증 리뷰도 원하면 서비스로 써 주겠다는데, 또 사진 보내고 내용 치는 거 귀찮아서 그건 아직 한 번도 요청하지 않았다. 그래도 벌써 방문자 리뷰 10개나 있지롱!


반면 인스타 광고는 적극 추천하고 싶다. 훨씬 적은 돈을 들이고도 체감하는 효과는 더 큰 느낌! 그러니까 혹시 지금 업체 광고 해야 되나 고민 중이시라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 돈으로 인스타 광고 한번 더 돌리세요! 오늘 일기에 이런 내용이 등장한 이유는...? 광고 보고 플로팅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주신 어느 아름다우신 분께서, 광고 피드에 등장한 바구니를! 디엠으로 주문해 주셨기 때문! 오늘 장사 망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귀인의 등장이고요, 역시 하루빨리 온라인몰을 오픈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한층 더 사로잡히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바로 요 바구니! :)

2024.04.04.목

 '사업'이라는 단어를 풀어쓰면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 최소한 나의 사전에는 그렇게 기록될 듯하다. 지난달 덜튼 제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수습해 보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오늘 도착한 메일의 내용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첫 돈 사고가 터졌고, 하필 날씨도 흐린 탓에, 어쩔 수 없는 우울감이 치솟지만, 그래도 다음 챕터로 넘어가야만 한다.


 그래서 오늘은 또 새로운 일을 벌이고 말았는데(?) ^^

 온라인몰에 대한 조급함에 밤잠을 설치던 나는, 주변의 모두가 시작은 스마트스토어로 하라는 충고를 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자사몰 오픈을 하겠다며, 1년 치 호스팅 비용을 결제해 버렸다.

 자사몰을 고집한 이유는 두 가지.

1. 검색했을 때 스마트스토어로 연결되는 것과 자사몰로 연결되는 것의 체감되는 퀄리티 차이가 있다고 보기 때문.

2. 4월에 펜코 공식 거래처 승인을 위한 미팅이 예정되어 있고, 해당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인데, 펜코 규정상 스마트스토어 판매는 허가해 줄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 근데 왜 스마트스토어에 펜코 제품들이 널리고 깔린 것이죠?

아무튼... 나름 이유는 있었으나... 호스팅 결제 후 이것저것 좀 만져 보니 생각보다 너무 복잡해서.... 솔직히 지금 마음 같아서는 싹 다 때려치우고 월급날이나 기다리며 살고 싶다... 이러다 펜코 거래까지 어그러지면 진짜 울지도 몰라요 ㅜㅜ

진짜 못해먹겠다... ㅜ

2024.04.05.금

 홍대로 시장조사 나온 친구가 급 방문하는 바람에 일기 패스!

옆집 와인바에 가서 친구와 와인을 마셨습니다 :)

2024.04.06.토

 오늘은 운수 좋은 날! 출근 전부터 어떤 손님이 전에 봐둔 컵을 사러 가겠다며 전화 주문을 해 주셨고, 개시부터 매우 큰손 고객님이 방문해 주셔서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영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플로팅은 연남동중에서도 꽤나 구석진 골목에 위치해 있어서 이 근방에서 오래 산 나조차도 이런 골목에 상권이 형성돼 있었는지 몰랐을 정도. 그러니까 평일은 보통 개시 시간이 세 시가 넘어가기도 하는데, 오늘은 벚꽃시즌 막바지의 화창한 주말이라서인지 기본적으로 손님이 많은 날이었다.


 장사 스타일은 판매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손님들에게 먼저 나서서 말을 거는 편은 아니다. 이유는 내가 그런 스타일의 판매자들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이기 때문. 졸졸 따라다니면서 뭐 하나 건드릴 때마다 설명을 해 주겠다고 나서면 기가 너무 빨려서 말이지. 나는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안 사면 민망해질 것 같은 분위기가 플로팅에 형성되지 않기를 바란다. 나에게 미안해서 혹은 그냥 나가기 민망해서 뭐라도 하나 집어가자는 식의 소비는 되도록 지양하기를 바라고, 다만 좋은 제품들을 잘 선별하여 판매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더불어 나와 핏이 맞는 고객님들이 한 분이라도 더 플로팅을 찾아 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손님들이랑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것은 결코 아니고, 나는 사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헤비토커로서 손님들과 소소한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한다. 나는 단지 당신의 불편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니, 혹시라도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거리낌 없이 저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

플로팅에는 이런 것들과 기타 등등이 있습니다 :)

2024/04.07.일

 어제는 돈 좀 벌고, 오늘은 일 좀 하고, 대충 그렇게 나름 공평한 주말이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해외 및 국내 거래처 매입을 몰아서 진행하느라 앉아서 수백만 원어치의 카드를 긁었고, 그러고도 조금 시간이 남아 장부 정리하며 지난달 카드값 선결제까지 완료! (오늘 대체 얼마를 쓴 거냐....)

 장부 정리하는 날은 왠지 좀 숙연해진다.


 회사 다닐 때는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의 반복이더니, 사업을 시작하고는 시간 없는 건 그냥 디폴트가 되어버렸고, 돈을 버는 날엔 돈을 안 쓰고 돈을 못 버는 날엔 돈을 왕창 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거 맞는 건가...?


 며칠 전에는 수입 사고의 여파로 책이랑 문구만 할까 극단적인 생각을 해 보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리빙 소품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 나간다. 그냥 지금은 다른 거 다 떠나서 온라인 오픈하면 당장이라도 대박이 날 것만 같은 근거 없는 희망회로를 돌리며 온라인몰 오픈에 대해 엄청난 조급증을 가지는 중이다. 그러나 마음과 다르게 속도는 전혀 안 나는 중... 호스팅 업체로 식스샵을 선택했는데 조금이라도 익숙한 카페24를 했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식스샵 광고 피드 보면 세 시간 만에 쇼핑몰 완성해서 오픈했어요! 이러는데 그건 진짜 말도 안 되는 거짓말! 혹시 나만 바보인 거 아니겠죠...?


 오늘 매출 망했다고 생각한 와중에 방금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와 매거진 두 권을 구매해 가셨다. 플로팅 열고 가장 놀란 점, 생각보다 책이 많이 나간다! 솔직히 책은 한 권도 안 팔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들였기 때문에 기대가 전혀 없기도 했지만...

 아무튼! 이번주도 끝-!

손님이 없을 때는 이런 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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