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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Jul 19. 2024

되도록 철없이, 되도록 해맑게, 되도록 막살기로 했다

망해도 그만이긴 한데, 그래도 웬만하면, 되도록 성공해 보는 걸로 :)

"인간 절대 안 변해." 

 이 말을 자주 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는 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인간이 변한다고 믿는 쪽이기 때문이다. 또한 변해야만 한다고 믿는 쪽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한결같다는 말이 착하다는 말만큼이나 전혀 칭찬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하게 찜찜해질 뿐이다. 


 내가 인간이 변한다고 믿게 된 이유는 나 자신이 몇 년 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변했기 때문이다. 물론 변하지 않는 기본 성질들이 있겠으나, 관념적인 것들, 그러니까 신념이나 가치관 같은 것들은 180도 변해버렸다. 직간접적 경험들과 여러 부침을 겪고 나면 인간이 거듭나기도 하는가 보다.


 세상을 매우 진지한 태도로 임하며,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힘쓰고, 매사 학구적인 자세로 살던 때가 있었다. 늘 미래를 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돈도 열심히 모으고, 지는 싸움은 절대 하지 않고, 확실한 곳에만 배팅하며, 실패 없는 삶을 꿈꾸던 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운 것은 단 하나였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모든 계획이 틀어지는 와중에도 생각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까 요즘의 나는 세상을 매우 가볍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아무것도 판단하지 않으려 애쓰고,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으며, 적당히 대충 살고 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더하지 못한 나를 탓하지도, 더 많이 한 나를 추앙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산다. 나는 전보다 훨씬 많이 웃는다. 나는 전보다 훨씬 용감해졌다. 나는 전보다 훨씬 편안해졌고, 훨씬 행복해졌다.


 5년 전의 내가 사업을 했다면 나는 지레 죽어버렸을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며 매일 밤잠을 설쳤을 수도 있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백 번 말하고 백 번 쓰며,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게 성공하는 비결일까? 아직 성공을 안 해 봤으니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꼭 성공이 하고 싶다. 내가 진짜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성공이란 것을 하게 된다면 책을 한 권 써야겠다. 

제목은 바로 '되도록 철없이, 되도록 해맑게, 되도록 막살기로 했다.' 

부제는 "야, 너두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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