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021] 코칭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전문 코치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전문 코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코칭은 많은 영역에서 혼용되기에 오히려 생소한 개념일 것이다. 보통 코치 혹은 코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스포츠 코치를 떠올린다. 요즘은 학습 코치, 다이어트 코치 같은 단어도 많이 쓰인다. 으레 가이드를 주고,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 일컫는 말로 쓰인다. 전문 코칭은 이와는 매우 다른 영역이다.
코칭을 설명하는 많은 책이나 문장들이 있지만, 그중 <Effective Modern Cochinng>의 저자 Miles Downey의 정의를 가장 좋아한다.
다른 이의 성과, 학습, 그리고 발전을 촉진하는 기술
The art of facilitating the performance, learning and development of another.
성과는 고객이 만들어내고 싶은 결과이고, 학습은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며, 발전은 그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존재로 변화하는 일이다. 쉽게 말해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거나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고객 자체의 성장까지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코칭에서는 "이슈가 아닌 사람을 코칭한다"는 명제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여기서 <촉진한다 facilitate>는 단어는 '돕다, 가능하게 하다'의 의미이다. 코치는 설령 고객의 이슈에 대한 정확한 답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정답이었던 방법이 그에게는 최악의 성과를 낼 수 도 있고, 설령 그 방법이 맞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해답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서는 온전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답을 주는 일은 컨설팅이다. 코칭은 자신만의 해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사고를 유발하는 일을 한다. 그렇기에 코치는 자신이 아는 분야가 아니라도 코칭할 수 있다. 분야의 전문성은 고객에게 있으며, 코치는 사람에 대한 전문성과 대화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이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면서 성장까지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리더의 역할에는 팀원들의 성과와 성장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리더는 팀원들을 책임지고, 팀원들이 일의 성과를 책임지도록 하는 조직문화적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글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태도는 1)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신뢰하고 2) 사람의 가장 좋은 해답은 그 사람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코칭의 철학과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다.
코칭은 대화의 형태로 진행된다. 1:1로 앉아 대화한다는 점에서 상담과 닮아 있고, 고객이 원하는 성과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컨설팅과도 비슷하다.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모습에 도달하도록 돕는 파트너로서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질문>과 <경청>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전반적인 코칭 대화 프로세스 안에서, 코치는 고객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진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온전히 집중하여 경청한다. 들으며 자연스레 생기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다시 적절한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묻고 답하는 과정을 코칭 프로세스 안에서 진행하며 고객은 인식을 확장/전환하거나 스스로를 성찰하기도 한다.
앞서 여러 리더십의 언어에서 소개한 것처럼,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묻고 경청하는 기술은 리더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조직문화를 이끌어가고, 사람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리더는 코칭 역량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
코칭의 세부적인 이론과 진행 방식이 궁금하다면 관련 서적을 찾아보거나 교육을 들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코칭 기술은 꼭 전문 코치가 되지 않더라도 사회생활에서, 사람들과 일하는 어떤 환경에서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