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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Sep 15. 2021

나를 달래준 베네치아 사람들

유럽여행 이야기 열셋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

사실 베네치아에서는 동행이 있었음에도 외롭다는 생각이 든 곳이었다. 처음으로 동행과 여행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인지한 날이기도 하고. 멋진 풍경이 앞에 펼쳐졌는데 작은 관계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에 속이 아렸다.


그래서였는지 베네치아 사람들과 주고받은 교감이 유독 좋았다. 그들에게서 꽃과 음악, 천진함과 잘생김을 선물 받았다.


1.

공원에서 만난 꼬마. 같이 장난치다가 그 애가 사라지더니, 갑자기 나무 뒤로 가더니 꽃을 꺾어왔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 알아주기' 조기교육이 잘됐나 보다. 어린데도 꽃을 주면 여자들이 행복해한다는 걸 안다. 이건 '한국 교육부에서 빨리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이 꼬마에게서 꽃을 받고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지막에 엄마한테 끌려가는 것도 정말 귀여웠다. "꼬마야, Grazie♥"



2.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거리의 악사.

외로운 마음이 전가되서인지 나는 유독 그 악사만 쳐다보게 되었다. 엄지 손가락을 들어 '따봉!'의 제스처를 보내니 답례로 손키스를 보내왔다. 그리고 젊은 악사 만면에 웃음이 번졌고, 내가 사라질 때까지 날 쳐다보며 연주했다.

"어떡해... 저 다음 날 스위스 간단 말이에요☞☜"



3.

그냥 애기들은 하나같이 다 좋다.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라는 말은

애기들에겐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전할 수 있는지.



4.

"얼굴 천재들이 여기도 있네.

저런 얼굴로 피렌체에서 팔찌 팔더니 여기서는 바포레토 문을 여 닿는다."

얼굴 지니어스!


코로나 시국에 올려보는 옛 여행기!

문득 다 궁금해진다.
이곳의 아이들은 모두 초등학생은 되었는지,
학교에서 좋은 친구들은 만났는지,
거리의 악사는 아직도 음악을 하는지,
혹여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유명해진 건 아닌지...

나를 지나갔고, 나에게 강렬했던 모두에게
도착하지 않는 안부를 전한다.

가끔 그때 생각을 해요.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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