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행자들끼리 여행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거기는 좋다/안 좋다, 그 투어 재밌다/안 재밌다'하며 말이다. 여행 초반엔 그런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지만 후반에는 무엇이든 자기가 겪어봐야 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어떤 여행지에 부정적인 평가를 들었을 때 그랬다.
내가 신생아 같은 여행 경험치에, 촬영 욕심이 있어서였을까? 별로라 들었던 여행지도 별 거 없는 채로도 괜찮았던 적이 많았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은 곳을 두고 누구는 좋다 하고 누구는 별로라고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유명한 곳은 유명한 이유가 있지만 발길이 뜸한 곳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는 거다. 그 매력을 발견하는 것은 여행자 각자의 몫이다.
내겐 리도 섬이 그랬다.
리도 섬은 베니스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섬은 아니지만 그 덕에 가만히 않아 멍 때리고 처음 만난 친구와 차분히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잘 왔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그동안은 계속 부산하게 다니기만 했으니까.
앞으로는 사람들의 여행지 평가에 대해 좋았다는 곳은 곧이듣고 위험한 곳은 새겨듣고 싱겁다는 곳은 흘려들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