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마흔둘 @한국
새벽에 거리로 나왔다. 공항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으로 갔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인사들이 오고 갔다. 공항에서도 마지막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이 즐비했다. 다시 영국 히드로 공항을 거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오니 유럽에서 있었던 일들이 모두 '한낮의 꿈'처럼 느껴졌다. 내가 새로이 경험했던 것들이 익숙한 것들에 잡아 먹힐 것 같았다.
그때 알았다.
인생에서 변화가 없으면 그 기간이 매우 압축돼 짧게 느껴지고 변화무쌍하면 하루하루 촘촘히 업이 쌓이고 길게 느껴진다는 것을. 세월의 자취를 많이 그려, 인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낼 때 '시간 참 빠르다'라는 말을 적게 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한낮의 꿈을 꾼 것이 맞다.
한국은 내가 있으나 없으나 똑같았다.
현실 또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달라졌다는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여행 초년생인 나는,
그해 여름 만난 사람들에게서 격려받고 치유받았으며
비행기 타 보고 세상 구경 한 번 해봤다는 이유로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