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이 마지막이야, 다정했던 이 도시를 안녕

유럽여행 이야기 마흔하나 @스페인 - 한국

by 알아주다

마지막 전 날은 아침에 비가 많이 왔다. 바르셀로나에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는 일은 드물다고 하는데 그날은 한국의 장마처럼 비가 내렸다. 나는 몬세라트에 가려던 계획을 지우고 바르셀로나에 머물렀다. 처음으로 욕심내지 않고 일정을 비워본 것이었다. 하루가 더 지났다. 늘 시작처럼 매일매일을 새로워했는데 이 여행의 끝이 오고야 말았다. 나는 아침 조식을 먹을 때부터 해 질 무렵까지 빼곡하게 아쉬웠다. 그래서 쉬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이 도시의 야경을 한 번 더 눈에 담고 싶었다.


여행의 처음을 다시 떠올려 본다. 차곡차곡 쌓인 추억에 한 달 전이 한 계절 전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영국을 스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봉골레를 파는 레스토랑에서 주인이 기타 연주를 들려주었고 그제사 나는 여행 온 것을 실감했었다. 그다음 날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투어를 갔다. 가이드는 여행자들의 하루를 소중하게 여겼고 용기보다 넘치게 채운 설명으로 도시를 안내했다. 그리고 투어 마지막에 수신기로 노래를 하나 들려줬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떠나자>였다.

이 곡은 전엔 알지도 못했지만 한 번 들은 이후론 여행 내내 듣고 다녔다.

여행자의 감성과 결을 같이 하는 가사에 늘 마음으로 부르며 다녔다.


<떠나자> - 에피톤 프로젝트

이 시간이 마지막이야
다정했던 이 도시를, 안녕
꿈만 같던 오랜 시간의 거리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떠나기 전 다시 한번만
미안했던 마음 저기 두고
언제라도 봄이 온다면 그땐
사랑한다 할 수 있을까?

떠나자
우리 함께했던, 우리 사랑했던
수많은 날로 다시 걸어가자
그래, 이제 가보자
저 멀리 어딘가에 환하게 웃던 날로
가자


다정했던 도시들, 꿈만 같던 이 거리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환하게 웃던 그날들이 다시금 떠오를 것 같다. 자정이 다 돼서야 숙소로 돌아왔고 이렇게 나의 여행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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