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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혁 Nov 17. 2019

어렵게만 보이는 디자인 유니버스

 요즘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핫한 게 바로 '유니버스'다.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물로 구성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히어로 개별 시리즈뿐만 아니라 '어벤저스'와 같은 캐릭터들의 크로스오버를 히트시키며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이자 테마로 자리 잡았다. 마블의 세계관이 월드와이드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알면 알수록 애정을 갖도록 만드는 캐릭터들과 블록버스터 규모를 자랑하는 범우주적인 볼거리 때문. 그리고 이 모든 매력의 정수인 '어벤저스' 시리즈가 가장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디자인 얘기에 앞서 MCU를 소개한 건 하나의 '유니버스' 즉 세계를 이룬다는 나름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이 마블 유니버스의 기둥이 되는 캐릭터들이라면 디자인 유니버스에는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과 같은 늠름한 수행원들이 있다. 물론 우스갯소리로 시작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두 세계 모두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매커니즘을 지닌다. 서로 다른 능력과 개성을 지닌 구성 요소들이 모여 크고 강한 시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특히나. 


 다만 일종의 테마파크와도 같은 유니버스 시스템의 고질적인 어려움이 바로 높디 높은 '진입 장벽'이다. 남들보다 늦게 하는 시작하는 사람에게 자비란 없다. 시리즈 중 캡틴 아메리카 1편만 본 A가 있다면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보며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리기 어렵다. 마블 유니버스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아이언맨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슬픈 사실은 A 역시 자신이 아이언맨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시빌 워', 심지어 '어벤저스'조차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엔드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A는 '엔드게임'을 보지 않을 확률이 남들보다 높다. 그는 레이어가 스물 두 개나 되는 MCU.psd(포토샵) 파일에서 고작 한 개의 레이어만 볼 수 있고 전체 그림을 보려면 아직도 21 개의 눈(레이어 가시)에 불을 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정말로 눈에 불을 켜고 봐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남들 다 신나게 노는데 혼자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가장 쉬운 해결법은 말그대로 정공법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정주행하듯이 하나 하나 모조리 섭렵해버리면 그만이다. 디자인 툴 역시 그렇다. 포토샵 배우고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운 뒤 인디자인 아니면 어도비 XD를 배우면 된다. 그 이후 온전해진 황홀한 유니버스를 천천히 유영하면 된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조금 더 빠른 길을 원하기 마련이다. 하나라도 더 '요약 요약'해서 컴팩트한 내용만 흡수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다행히도 모든 일이 그렇듯이 닦아놓은 이들의 빠른 길이 없지는 않다. 나 역시도 이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하나하나 소개해 마지 않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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