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세우는 글쓰기 #14 <글쓰기는 사칙연산이 핵심 >
적당한 꾸밈말은 글맛을 더해 줍니다. 꾸밈말, 즉 수식어는 명사나 동사에 더해 의미를 꾸미는 말입니다. 없어도 문제없지만, 맛이 덜한 게 문제입니다.
꾸밈말은 독자가 상상하게 합니다. 어떤 시간, 장소, 상황이 그려지게 하죠. 특히 글과 그림이 담을 수 없는 맛, 향, 감정, 분위기를 꼼꼼하게 말해줍니다.
꾸밈말은 읽는 이가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글에 적절합니다. 일기, 역사서, 여행기 등 기록에도, 상상 속 일기이자 역사인 소설, 시나리오에도 어울리죠. 구매자를 상상하게 하는 식음료와 화장품 카피에도 자주 쓰입니다.
여러분은 '소나기가 왔다'를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저는 이렇게 써 봤어요.
새벽 2시, 가슴에 소나기가 왔다. 울컥하는 새벽감성을 나타낼 때 적절하겠죠. 오후 2시, 서류 소나기가 책상에 쏟아졌다. 빡빡한 직장생활의 비트를 표현하기에 맞는 글입니다.
생택쥐베리가 말했습니다. "완벽하다는 것은 덧붙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빼야 합니다. 모든 글에 빼기를 더하세요. 그래야 힘이 생깁니다. 리듬감도 생깁니다.
짧은 말은 마음에 닿는 시간도 짧습니다. 읽는 사람이 생각을 더하게 합니다. 기억도 더 오래 합니다. 빼면 뺄수록 더해지는 게 많습니다.
긴 글은 반성문에만 씁시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
미생에 나온 명대사죠. 글도 비슷합니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여기 더해 반복에 미친 자가 보는 사람을 잡죠. 비슷한 말소리가 곱해지면 읽는 맛도, 기억될 이유, 듣는 재미도 커집니다.
이런 글은 가사, 시, 광고카피, 제목 등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려야 할 글에 자주 쓰입니다. 읽는 맛도, 기억될 이유, 듣는 재미도 곱해주니까요.
여러분은 '여름이 왔다'에 곱하기를 써서 어떻게 맛을 내보시겠어요?
저는 '여름이 왔다. 얼음이 왔다.'로 대얼음의 계절, 여름을 표현해 보렵니다. '여름이 왔다. 수박도 왔다.'로 바야흐로 수박철이 왔음을 알릴 수도 있겠습니다. 말맛은 살리기 나름이니까요.
한 줄로 있으면 막막하던 글이 줄을 바꾸면 괜찮은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집을 정리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인테리어만 바꿔도 괜찮아지는 것처럼 말이죠.
줄을 바꾸는 것, 단어 사이를 띄우는 것은 글에 숨길을 열어주고, 읽을 여유를 주며, 새롭게 볼 여지를 줍니다. 이런 줄 바꿈의 매력은 글이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쓰일 때 힘을 냅니다. SNS 콘텐츠, 잡지 표지, 포스터 등에 많이 쓰이죠.
오늘은 팔리는 글쓰기에 반드시 필요한 사칙연산을 써봤습니다. 상황에 따라 사칙연산을 적절히 써주신다면 글이 가진 맛과 멋이 살아날 겁니다.
함께 나를 세우는 글쓰기, 열네 번째 주문을 외울 시간입니다.
작가가 셈을 잘하면 독자 사랑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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