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과 폴리매스

안 지루한 인스타그램 큐레이션 해볼래?

by 산책덕후 한국언니

우물을 파려거든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우물을 팔 곳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물리적인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라면?


물이 없는 사막에서 같은 자리를 계속 파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쩌다보니 뭐에 씌여서 또는 예전에 오아시스가 있었다는 소문을 듣고 계속 파고 있었겠죠.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다른 자리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어떡하죠? 계속 팔까요?




계속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이 유난히 한국에서는 비웃음을 삽니다. 영어문화권에도 아마추어 애호가를 딜레탕트(dilettante: 어원은 프랑스어겠지만)라던지 취미 따위를 깨작거린다는 의미로 물장구친다(dabble, -하는 사람 dabbler는 딜레탕트와 동의어)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널리 알려진 표현은 계란 바구니예요.



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계란 한 바구니를 떨어뜨리면 폭망할 수 있다. 올인하지 말라. 산업혁명 시절 올인해서 대박난 결과로 부르주아 계급을 취득한 이들도 있겠지만 사기꾼의 말에 혹해서 전 재산을 털린 사람도 그만큼 많을 거예요. 올인,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온라인 페르소나를 담당하는 인스타그램 본계정. 올인하고 계시나요? 아, 이제 다른 것도 하고 싶은데 부계정을 파야 하나 고민하고 계시죠? 또는 일상계정 안에서 큐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너무 뒤죽박죽인 느낌인가요?


저도 부계정이 여럿 있었지만, 글쓰기나 정보, 지식을 큐레이팅하는 입장이라면 부계정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중에서 제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이 센터지만 '글쓰기와 정보'에 최적화된 블로그, 브런치도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고 지금 쓰고 있는 '퍼스널브랜딩' 가이드북인 <셀럽의 조건>은 유료연재가 가능한 알라딘 투비컨티뉴드의 첫 시리즈입니다. 인스타그램 내부에서는 제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어야해요. 아! 그 사람?! 이렇게요.


인스타에 올인하고 다계정을 운영하느냐, 인스타 본계정만 하느냐. 인스타 포함 여러 플랫폼에 각 1개 채널을 운영하느냐, 한두개 플랫폼에 집중하느냐.


(유튜브 능력자라면 이런 고민 안해도 되려나.)




저는 모든 초고를 인스타에서 발행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어요. 두 가지에서 최대 여섯 가지 주제의 원고를 돌아가면서 써봤는데요. 헷갈리잖아요?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매일의 분량을 쓰기만 하면 됩니다. 사진을 고르는 작업도 주제가 정해져 있으면 배색과 구성만 고민하면 됩니다. '뭘 올릴까' 차원의 고민은 이미 한달 전에 끝나있어요. 올릴 내용은 정해져 있고 심지어 주제 컬러까지 고려한 (예를 들어, 책 표지 컬러의 연관성) '그리드 플래닝'이 실제 업로드 작업만큼 중요한 기획 과정이거든요.


이 플래닝 과정을 차차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꼭 이렇게 하라! 는 의미가 아닌 건 아시죠? 심지어 제가 바로 그 희귀하기로 유명한(?) ENTP이라서 제 계획 제가 바꾸는 게 또다른 특징인데요. 같은 계열, 예를 들어 화가 중에서 이미 정해진 주제 말고 좀더 핫한 주제를 먼저 끌어오거나 재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융통성이 있어야만 이 계획이 더욱 빛이 납니다. 정해진대로 살아야 하는건 질색인데 타인도 아닌 자신에 의해 그런 구속을 할 수 없잖아요?




글감 고민을 (자주) 안해도 되는 방법도 있다는 겁니다. 한 가지 주제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고요. 내 그리드 안에 있는 포스팅의 컬러가 순차적으로 연관성이 있어야 하거든요. 한 가지 주제만 다루는 계정이라고 해도 너무 반복되면 지루하잖아요.


다시 책 표지를 예로 들면, 표지 컬러(+책의 장르와 주제)가 연관성을 가지고 배치되면 좋은데요. 더 좋은 건 흰색 또는 파스텔톤 단색 바탕과 식물, 하늘, 바다 등 자연의 초록과 파랑 바탕이 교대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공식이 아니고, 예시! 입니다.)


한 가지 주제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겠죠?


이 원리를 적용하면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어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요. 한 가지 주제에서 하위 카테고리를 2개 또는 3-4개, 많게는 8개까지 쪼개어 주기적으로 등장시키는 원리를 여러가지 주제로 치환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책과 풍경(주로 여행) 사진이 교대로 등장한다면 캡션 내용은 사진에 따르거나 또는 연결되는 서평일 수도 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책이 등장하는 위치(예를들면 짝수일)에 책과 그림을 교대로 등장시킬 수 있죠. 풍경이 등장하는 위치(홀수일)에 실외 풍경과 실내 풍경을 교대로 등장시킬 수 있구요. 지난 2020-2021 시즌에 제가 구성했던 피드 사진이 바로 이렇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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