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니스 <숨을, 쉬다>
슬픔 안에 온전히 머무는 능력은 더 큰 회복력과 더불어 어떤 문제를 마주해도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
-163p, 슬픔(Sadness)
무엇에-아마도 여러가지 치유 방법에-이끌렸는지 오랜만에 시작된 책수집은 '힐링 3부작'으로 그 서막을 열었다. <아티스트웨이(줄리아 캐머런)>, <그림의 말들(태지원)>, 그리고 <숨을, 쉬다(애슐리 니스)>였다. 앞의 두 책은 수개월 전부터 알고 있던(사려고 했던) 책이었으나 이번 책은 갑자기 (온라인 서점 알고리즘에서) 툭(하고) 튀어나왔다.
애슐리 니스는 익히 알려진 다른 힐링 코스를 거쳐 오로지 '숨, 쉬기'에 집중하는 숨 치유 전문가다. 나 또한 여러 운동과 자아성찰의 시간을 거쳐 숨 쉬기에 대한 인식이 있어왔기 때문에 요가를 하면서도 숨을 돌보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요가 수련 시간에 동작을 하다보면 숨 쉬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어제는 선생님이 동작을 심화시켜주시는 동안 기도가 막힐 뻔한 체험을 했다!) 다른 생각을 하느라 산만해질 때도 있고(아직 그정도로 몸에 익지도 않았지만,) 스트레칭 부위가 너무 아파서 호흡이 불안정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동작이 오직 '숨을 더 잘 쉬기 위해' 제안되고 있다. 동작을 위해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위해 동작이 거드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아티스트웨이>와 마찬가지로 워크북(학습지, 익힘책)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실전에 적용하지 않으면 그저 책장을 차지하는 가이드북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초독이 의미있는 이유는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요를 마음의 지도에 겹쳐둘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것저것 생략하는 게 루틴,인 내게 실천을 '따로' 해야하는 책은 괜한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멍 때리는 동안 어떤 감정을 검토하고 돌봐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어서 알찬 독서였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완전히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있거나 완전히 방전된 상태로 머물러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중간이 사라진 생활을 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후에 다루겠지만, 이런 모습도 트라우마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사람들은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실제로 우리를 회복시켜주고 성장의 자양분이 되어주는 휴식을 경험해본 적이 드물었다. 이런 사람들이 휴식이라고 믿고 있던 것은 대부분 감각을 마비시키거나, 머리를 비워버리거나, 회피하거나, 자신을 억누르는 형태의 활동이었다. -28p, 날숨의 힘
경계를 세우는 숨 연습을 하다 보면 감정이 북받칠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이나 가족과 관련된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 순간에는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다. 숨 연습 중에 수면으로 떠오르는 일들은 모두, 살피고 치유하고 통합할 준비가 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79p, 경계(Boundaries)
Sleep well like a baby는 아기처럼 잘 자라(잤다, 자고 싶다)는 의미의 관용어다. 숙면과 회복을 위해, 나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고 힘을 기르는 여러가지 호흡법을 틈틈이 익혀보자. '중간이 사라진 생활' 속에서 끝없이 자신을 소모하지 않으려면 숨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보살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