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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녕 Jul 11. 2021

편한 순간을 선택하지 말고, 불편한 솔직함을 택하라

에필로그



아직도 거짓말을 선의로 포장하려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그냥 한번 쿨한 척하고 마는 게, 그냥 그렇게 선의로 거짓말을 한번 하는 것이 애써 솔직해서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내게 벌어질 그런 불편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이 있다고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에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첫째,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야기,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나오는 박새로이의 대사다. 



"지금 한 번? 

  지금만 한 번, 마지막으로 한 번. 

  또, 또 한 번! 

  순간엔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그렇게 스쳐 지나간 한 번들로, 그렇게 내 인생의 솔직한 순간들을 놓쳐 버리면 결국 나도 놓친다. 왜 내가 이렇게 됐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이런 생각들이 어느 순간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솔직하지 못했을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대단한 신념이나 정의를 지키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내가 힘든 순간에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내가 잘못했던 순간에 잘못을 인정하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너무나도 이 당연한 이야기를 우리는 살면서 매 순간 놓칠 때가 많다. 


둘째, 진선규 배우의 청룡영화제 수상 소감이다.  



"오면서 청심환 먹고 왔는데, 이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는 건데.

  40년 동안 도움만 받으며 살아서 말하고 싶은 사람이 많습니다. 

  박보경, 제 와이프인데 아이 둘 키우느라 고생 많았고 사랑합니다. 

  TV로 보고 계실 부모님장인 장모님코가 낮다고 코 세워준다고 계까지 붓고 있는 경남 진해의 친구들들

 정말 모두 고맙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그럴싸한 것들에 환호하는 것 같지만, 진정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건 부족하더라도 그 사람의 솔직함을 볼 때다.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제 조연상을 수상하며 펑펑 울면서 이야기하던 그 진심, 그 어떤 유려한 수상소감보다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기계처럼 똑같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진심으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진선규 배우를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저렇게 진실된 사람이 하는 연기라면 믿을만하다 라고도 생각했다. 



그렇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멋들어지게 보이려 하지 않고, 그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우리 그 자체로 솔직할 때, 가장 우리 다울 때 가장 멋지고 무엇이든 해결하고 이룰 수 있다. 이것이 거짓된 멋짐보다 부족하더라도 솔직한 관종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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