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재선 Mar 01. 2020

끌리는 사람


더 이상 '매력’이라는 단어에 끌리고 싶지 않다.

매력 뒤엔 ‘위험’이라는 단어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어떤 존재의

비어있는 부분, 혹은 넘치는 부분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 될 때

매력은 피어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핍은 결핍으로, 과잉은 과잉으로 드러나

관계는 허무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끌린다.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자신에게 오는 길을 사려 깊게 알려주는 사람

그래서 그에게 가는 길 위에서 헤매거나

쭈볏거리게 하지 않는 사람


모든 마음이 표정으로 읽히는 사람

관계를 맺는 것에 어떤 작전도 필요 없는 사람

마음이 깊게 뿌리내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때로는 무턱대고 내 말을 따르다가

때로는 자기 논리를 내세워 나를 꺾고,

대부분 나를 치켜세워주다가  

문득 놀랄만한 능력을 보여주며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듬성듬성 차린 술상에 편한 자세로 마주 앉아

어떤 타이밍에 새로운 안주를 등장시킬지

기대하게 하는 사람.

가만히 대접만 받아도

아무런 죄책감이 들지 않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별별 핑계로 술상에 앉고 싶다.  


내가 이야기 할 땐 눈을 반짝이고

내가 궁금해하는 것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사람  

어떤 주제가 시초였는지 모를 만큼

나누는 이야기가 핑퐁핑퐁

어느새 멀리 떠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여행을 하고, 책을 읽으며

세상을 당연치 않게 바라보는 사람

작은 꽃을 보며 인생을 발견하고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듣는 사람

행복에 대한 만만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

지금 곁에 있는 그런 사람이

갈수록 더 끌린다.



                                                                                                                                    

  

이전 02화 그건 사랑이리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