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례 및 논의 사항을 중심으로
디지털광고 특히, 유튜브를 필두로 한 동영상 디지털광고 집행의 광풍(狂風)이 한국에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알고리즘에 대한 광고주의 맹목적 신뢰에 묻혀 국내 방송사들의 광고기반이 하나둘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구조변화의 변곡점을 지나는 시기에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광고의 <브랜드세이프티(brand safety)>이슈를 점검하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광고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브랜드세이프티(brand safety)>는 ‘브랜드의 디지털 광고가 적절하고 안전한 콘텐츠 맥락 안에서 집행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유해한 사이트들은 블랙리스트로 걸러져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침해받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한 광고업계 용어이다. 좁게는 광고노출 되는 인벤토리에 인접한 콘텐츠의 안전성을 의미하지만, 넓게는 광고의‘*가시성(viewability)’를 포함한 ‘사기광고 (Ad Fraud)’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가시성 <Viewability>이란?
: 실제로 사용자에게 완전히 보일 수 있는 수준으로 노출된 광고를 하나의 임프레션(impression)으로 트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광고 요소이다.
기존 방송광고시장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이 이슈가 왜 유독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뜨거운 화두로 불거지고 있는 것인지, 무엇이 디지털시장에서 광고주의 광고 집행 거부까지 이끌어내는 것인지, 이를 위한 대응과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광고주도 모르고 사는 광고 : 프로그래매틱 광고
- 브랜드세이프티 이슈가 일어나는 기본적인 이유는 이른바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구매 방식 때문이다. 오늘날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앱 디스플레이 광고, 동영상디스플레이광고 거래의 3/2이상을 차지하는 이 방식은 광고를 자동으로 구매하고 자동으로 배치한다.
☜ 예를 들어 유튜브 광고는 광고주가 타깃 범위를 선택하면 알아서 수 만개의 채널에 광고를 배분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소위 프로그래매틱 바잉이라는 방식으로 광고가 구매되면 광고주는 자신의 브랜드가 배치되는 콘텐츠의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노출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 즉, 광고주가 구매한 인벤토리(광고시간대)에 직접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오디언스의 인터넷 브라우징과 쇼핑습관, 인구학적 특성정보를 바탕으로 수천, 수 만개의 인터넷 사이트 혹은 앱 중에서 목표 타깃에 도달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온라인 공간에 광고를 자동으로 매칭하는 방식이다.
- 브랜드세이프티 문제는 이렇게 자동화된 광고 구매 행위가 반드시 광고주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로서 의도치 않은 콘텐츠와 자사 광고가 만나서 브랜드에 대한 오디언스의 부정적 인식을 초래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 소비자의 70%, 부적절 노출 브랜드에 부정적 반응 보여
- 미국 *4As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거의 70%가 의심스럽거나 안전하지 않은 콘텐츠 근처에 노출되었을 때 브랜드의 호감도, 추천의향 및 구매의향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 **IAB Tech Lab의 가이드도 브랜드 성장에 브랜드세이프티가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 주요 브랜드 핵심 요인에 ‘치명적 위협’ 초래
- ‘CHEQ, Magna & IPG Media Lab 조사결과(2018)’에 따르면 브랜드가 부적절한 콘텐츠 주변에 노출되었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태도에 크나큰 변화가 발생하며,
- 소비자는 기업이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콘텐츠에 보증을 맡겼다고 생각하거나, 기업이 부정적 콘텐츠를 이용하여 소비자가 느끼는 감정을 이용하려고 조작했다고 여긴다고 한다.
- 특히, 주요 브랜드 핵심 지표 모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① 브랜드 연관성 2.8배 하락, 구매의도 2배 하락
② 브랜드가 소비자에 배려한다고 느끼거나, 브랜드가 잘 알고 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각각 4.5배, 3배 하락
③ 소비자의 브랜드 품질에 대한 지각, 또는 브랜드 추천의향이 각각 7배, 0.5배 하락
- 즉, 브랜드들은 그들의 광고가 어디에 노출되는지에 대해 점점 우려해야만 하며, 사내와 제3자 모두에게 안전한 광고배치를 위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 브랜드가 부적절한 콘텐츠 주변에 배치되었을 때, 소비자는 브랜드와 관련된 주요지표에서 해당 브랜드의 부정적 요인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특히, 소비자는 기업이 의도적으로 부정적 콘텐츠의 영향을 이용하고 있다고 오인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 어떤 콘텐츠가 부적절한 콘텐츠인가?
- 소비자, 마케터가 인식하는 안전하지 않은 콘텐츠 카테고리는 폭력, 증오, 가짜, 공격적인, 비극적인, 정치적으로 민감한, 거북스러운, 범죄의, 브랜드혐오, 무례한, 논란이 있는 등의 부적절한 내용의 콘텐츠로 구분한다.
디지털 미디어 중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브, 페이스북, 스냅챗 등은 생산된 콘텐츠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검열할 수 없고, 기계적 검사방식에 의존하므로 부적절한 콘텐츠에 브랜드 광고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의도치 않는 콘텐츠와 함께 놓이는 브랜드 광고 노출은 브랜드의 핵심지표와 가치만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브랜드와 연상되는“기업평판에 손실”과 이로 인한 실질적인 “재정적인 손실”도 동반하게 된다.
◎ “기업평판에 대한 손실”
- *CHEQ의 연구에 따르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노출되는 브랜드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확률이 3배가 줄어든다고 하며,
- 소비자들의 77%는 불편하거나 못마땅한 콘텐츠 옆에 광고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손상될 수 있다고 한다.
◎ “재정적 손실”
- 영국 **IAS (Integral Ad Science)는 비디오 광고의 10%이상이 안전하지 않은 브랜드 환경에서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온라인 비디오 광고는 대부분의 주요 광고주들이 가장 빠르게 투자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할 때 <브랜드세이프티>이슈로 인한“재정적인 손실”도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 ***WEF(World Federation of Advertisers)의 추정치에 따르면 “브랜드세이프티”비용으로 2018년 한해만 전세계 광고주가 50억 유로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 미국광고주협회(ANA)와 화이트 Ops6는 광고비 지출의 79억 유로에서 180억 유로 사이에 광고사기와 로봇을 이용한 사기광고 손실이 되고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는 2025년까지 570억 유로로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브랜드세이프티 문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런던 타임스는 일련의 기사들-즉, 세간의 이목을 끌고 존경받는 브랜드들이 안전하지 않은 미디어환경하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들을 써냈고, 그 결과로 많은 브랜드들이 온라인 광고에서 평판 손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브랜드 전략을 대폭 수정하였다. 극단주의적이고, 폭력적이며, 테러리즘과 소아성애, 포르노물과 가짜 뉴스가 노출되는 곳에 광고가 잘못 노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이트들에 브랜드가 노출된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게 이들에 대한 지원 및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해외 이슈로의 확산 : 그 중심에 선 유튜브와 페이스북
① 2017년,‘브랜드세이프티’문제 발생의 기폭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발현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지지하는 인터넷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breitbart)>로부터 나왔다. 이곳에 광고를 집행하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보이콧과 항의 요청이 넘쳐나면서 이 사이트에 광고를 내는 브랜드의 숫자가 급감했다.
*<브레이트바트>는 대선 당시 트럼프의 핵심 참모였다가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된 ‘스티브 배넌’이 대표로 있는 미디어 매체이다.
② 2017년 3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유튜브에 올린 참수 영상에 영국정부와, 로레알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 광고가 따라붙었다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보도로 이슈화 되었다. 이에 AT&T, 버라이즌 등 300여개 기업이 유튜브 광고를 보이콧했다.
③ 2018년 4월 **CNN 머니 보도에 따르면, 300개 이상의 기업·단체 광고가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에 실렸다.
**유튜브 채널에서 백인민족주의자, 신나치, 소아성애자, 성소수자 배척, 정치적 음모론 등을 홍보하는 영상과 함께 아디다스, 아마존, 시스코, 힐튼, 넷플릭스, 언더아머 등 유수의 기업 광고가 실렸다.
▶ 페이스북도 유해 콘텐츠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광고와 나란히 노출되고, 심지어 부적절한 게시물에 광고를 승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다.
④ 2019년 2월, AT&T, 디즈니, 에픽게임즈 등을 포함한 광고주들이 유튜브로부터 모든 광고를 걷어냈다.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겉보기에 순진한 비디오 아래 소아성애적 논평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이러한 최근 뉴스 헤드라인은 사용자가 생산하는 콘텐츠와 자동화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유튜브의 모회사 알파벳, 그리고 다른 플랫폼이 직면한 실제적이고 지속되는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반영한다.
⑤ 더욱 최근인 2019년 3월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총기난사 사건 이후 페이스북은 brand safety 기준과 통제를 강화해야한다는 더욱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 테러리스트가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스트리밍’으로 공격 상황을 중개했기 때문이다.
▶ 이에 페이스북은 “인벤토리 필터”와 같은 새로운 기능으로 상황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광고주들의 의심은 지속되고 있다.
◎ 커져만 가는 우려 : 브랜드를 훼손하는 게시물과 콘텐츠들
- 광고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는 성인물이나 폭력물, 극단적 주장 게시물에 자사 광고가 따라 붙는 데 대한 염려다.
- 기업 입장에서는 혐오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단체를 마치 지원하는 듯 한 오해를 살 수 있는데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의 우려까지 생긴다.
- 일례로 인종 혐오나 극단적 정치 세력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 영국 정부와 로레알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져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 또 페이스북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페이지 옆에 ‘핀에어 광고’가 게재되어 논란이 되었고, 이를 영국 페미니스트 작가 로라베이츠가 ‘핀에어’에 트위터로 알림으로써 광고주가 ‘brand safety’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여성혐오 조장 페이지 옆에 광고가 게재됐던 핀에어가 이를 알린 영국 페미니스트 작가 로라 베이츠 (@everydaysexism) 와 트위터에서 나눈 대화 내용. 페이스북이 여혐 폭력물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 동참하길 권하고 있다. 광고주인 핀에어도 동의했다.
- 당시 맥도날드를 비롯해 유니레버, P&G, AT&T, 닛산 등 굵직한 글로벌 광고주들 300여개가 유튜브 및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을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