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ners Yoga Class

요가반, 초보자 요가 수업

by 혜룡

수업 시작 10분 전, 겨우 도착한 스튜디오. 스튜디오 입구에서 이름을 적고 비용을 지불한 뒤 신발을 벗고 입장한다. 이미 앞에서 3번째 줄까지 자리가 찼다. 그래도 초보자 요가 수업에는 사람이 적은 편이라서 중간 줄에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오른쪽 창가 자리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짐을 내려두고 매트를 펼쳤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요가반의 정원이나 정글 뷰가 잘 보였다. 카페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이야기하는 소리조차도 이국적이었다.

DSC01380.JPG 창가 옆에는 짐을 둘 수 있고,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요가를 할 수 있다.


수업 시작 전, 요가 선생님은 자리를 돌아다니며 새로 입장하는 수련자들과 인사를 나눈다. 매트를 정리하던 나에게 다가와 자기소개를 한다. 이번 수업을 진행할 '노엘'은 나에게 악수하며 이름을 물었는데, 내가 습관적으로 영어 이름을 말했다. 그는 반갑다며 나에게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국 이름을 다시 물었다. 어색하게 내 이름을 말했고 그는 내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려 노력했다. 뒤쪽으로 이동해서 엄마에게도 소개를 하고 이름을 물었다. 앞에서 내가 노엘과 이야기 한 내용을 들었던 엄마는 영어 이름과 한국 이름을 함께 말했다. 노엘은 은 마찬가지로 한국 이름을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수련자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며 통성명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노엘은 미국 출신으로 하타, 빈야사, 초보자 요가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외국인 남자 요가 선생님은 처음이라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지 무척 궁금했다. 또, 초보자 요가는 어떤 것을 어떻게 가르칠지도 궁금했다. 시간이 되자 스튜디오가 수련자로 가득 찼다. 늦게 온 사람들은 불편하게도 맨 뒷자리에 다닥다닥 붙어서 자리를 잡았는데, 나이가 많은 노년층도 많았다. 남자 수련자들도 있었는데 짝꿍(여자 친구)을 따라서 억지로 참여한 티가 났다. 동작도 엉성하고 뒤에서 수줍게 따라 하면서 여자 친구 눈치를 보며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여자 친구는 나처럼 눈을 반짝이며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동서양을 떠나서 어느 나라나 비슷한 게 있다고 생각되었다.


초보자 요가 수업답게 초반부는 몸풀기 동작이 많았다. 목, 어깨, 손목, 골반, 발목까지 정성스럽게 관절과 척추를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처음 접해본 몸풀기 동작들이 많았고 무척이나 시원하고 좋았다. 영어로 진행되고 익숙한 동작이 아니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어렵지 않았다. 유튜브를 통해 귀가 틔여 있고 동작을 익혀서 다행이었다. 또, 발리식 발음이 아니라 내 귀에 익숙한 미국식 영어라 듣기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말하는 게 문제라 그렇지). 중반부에 Surya Namaskara(태양 경배)를 하는데, 요가 걸음마 수준이라 생각될 정도로 동작이 안정적이고 쉽고 설명이 좋았다. 내가 처음부터 요가를 이렇게 시작했다면 무척 좋았겠다. 관절에도 무리가 되지 않았고 운동을 처음 시작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관절에 무리가 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었다. 후반부에 진행되는 Savasava(죽음/송장 자세)는 정말 최고였다. 스튜디오 천장의 문양과 어우러지게 붙어있는 도마뱀 구경을 하면서 한참을 사색에 빠졌다. 시원하게 열린 창문에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땀을 식혀주었다. 눈을 감고 노엘이 하는 온갖 좋은 말을 들으며 몸과 호흡했다. 완벽히 알아듣지 못했지만, 자연과 하나 되고 이 좋은 에너지를 몸에서 느끼라는 것. 오늘 하루는 어땠고 또 어떤 좋은 일들이 함께할 것인지.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함께했다.

동작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내가 하나 됨을 느끼고 에너지를 나눈다.

우붓에서 내가 처음 경험한 요가반의 수련에서 느낀 것은, 자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주변 환경이 자연을 느끼기에 무척 좋았다. 나무로 된 스튜디오, 활짝 열린 유리창 너머 정글 뷰, 새소리, 도마뱀, 요가 매트 위를 정신없이 지나다니는 개미, 뜨거운 열기와 시원한 바람. 내가 자연 속에서 자연의 움직임을 하고 치유를 받는다. 몸에 좋은 에너지를 담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느 세상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개운해졌다. 이게 요가구나! 내가 한국에서 했던 요가는 테크닉에 집중된 기예였나 싶었다. 이게 정말 요가라는 것이고 수련이었다.


엄마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노엘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해서 동작만 보고서 따라 했다고 했다. 그런 것 치고 무척 잘 따라 했다. 몸으로 대화를 나누었달까? 언어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한국에서도 선생님들 설명이 어려워 잘 따라 하지 못했으니까. 그런 점에서 노엘의 수업, 요가반의 초보자 요가는 무척 훌륭했다. 모두가 따라 할 수 있는 수업이니까.

DSC01388.JPG 자연 속에 둘러싸인 스튜디오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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