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하게 타고나는 인간이 있을까요? 과연 아이들이 엇나가는 것은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 때문일까요? 물론 입양한 것이 아니라면 자식은 고스란히 부모의 DNA를 물려받고 태어납니다. 고집이 센 부모밑에서 황소고집의 아이가 태어납니다. 영아기 때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을 관찰하면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충동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영악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소년들이 크면서 죄를 지을 가능성이 있겠지요. 과거 만 10세에서 만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이 불가하기에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고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습니다. 반면 만 14세부터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에게는 형사처벌이 이뤄집니다. 인간이니 실수를 할 수 있다지만 어른과 같은 범죄를 지었다고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보입니다. 같은 성인이라도 똑같은 범죄를 짓고도 양형이라는 조건을 악용해서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데, 하물며 미성숙한 미성년자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요. 지금은 개개인에 맞는 처분과 처벌을 할 수 있고 구체적인 청소년들의 심리에 대한 연구도 있기에 '촉법소년'은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요한복음 8:1-12
이찬우의 꼼꼼하게 논문을 읽었습니다. 학술적인 의미가 있기보다는 국내외 소년범의 발생 원인과 시대상을 대조한 캐주얼한 보고서 같았습니다. 마치 본인의 경험을 주지화시킨 듯한 분석이 인상적이라 기회가 되면 꼭 물어보고 싶었죠.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내가 잘못은 했을지언정 네게 사과하기는 싫고 법대로 하라."는 마인드였을까요. 본인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자존심 상하나요? 뿐만 아니라 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살라미 논문 (공무원 장기 해외연수보고서)은 공무원 조직을 우롱하는 처사로 보였습니다. 외사과에 보내면 금방 탄로 날 텐데, 그렇게까지 아내를 동반해 2년 반 해외를 다녀오고 싶었나요. 누구나 털면 먼지가 날 수 있기에 일대일로 대면해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미제사건의 95%는 휴먼 에러로 발생합니다. 로켓사이언스 수준으로 난해해 미제사건이 되었다기보다 경찰 수사관의 수사과오나 초동수사 부실이 대부분입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는 경우도 있고 국가안보나 행정상 편의를 위해 공개하지도 않습니다. 독재 정권부터 지금까지도 수사기관의 권위는 부정적이고 전문성이나 권위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검증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대통령령에 준하는 수사준칙을 100% 지킨다거나 국민에 의한 수사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무관심하면 영영 개선이 안될 테니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당근과 채찍을 들어야만 합니다. 잘못을 발견하면 국민은 날카로운 비판으로 수사기관에 떳떳하게 수사결과를 공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연주는 휴대폰을 들고서 숨을 고르며 경청했습니다. 긴장감이 감돌고, 그녀의 심장은 빨리 뛰고 있었습니다.
“임의 제출이라도,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면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습니다. 강압, 협박, 기망이 있었다면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누구를 위한 맹세처럼 단단했습니다.
그의 말은 마치 연주를 위한 지침서처럼 느껴졌습니다. 연주는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를 음미하며 자신이 겪었던 고통의 순간들을 떠올렸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기록된 진술들이 그녀의 손에서 저절로 무너지기를 바랐을 치욕스러운 그때를 상기시켰습니다.
연주는 그의 말을 들으며, 이는 단순한 법정 싸움이 아니라 이찬우 앞에서 자신의 명예와 존재를 지키기 위한 나를 위한 싸움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도 모르게 강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당신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실은 결국 드러날 것입니다.” 그는 호소했습니다. 그 말이 연주의 마음에 불을 지폈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느꼈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처럼 이토록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후배는 내가 보여줬던 불리한 증거자료를 빼려고 하자 미친개처럼 달려들며 무고죄를 운운하며 겁박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현장에서 경감이라는 직책으로 형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었습니다. 대다수의 경찰들이 불의를 쉬쉬하며 덮으려 했었지만 당신은 정직하게 동료의 실책과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이 점이 당신과 다른 평범한 경찰들과 차별화되었고 적지 않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스처조차도 보여주기식 의도된 언행일 수 있다는 검사출신 변호사님의 예리한 분석이 있었습니다.
고의범과 과실범은 그 위법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고의범'은 말 그대로 범죄를 행한다는 인식과 목적을 갖고 행하는 것으로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과실범'은 법률에서 정하는 중대범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형사처벌이 면제되거나 가볍습니다. 업무상 과실은 예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중 처벌됩니다. 과실범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되며, 법정형도 고의범에 비해 가볍습니다. 하지만 과실 자체로 책임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며, 반성이나 뉘우침이 없다면 그 잘못은 과실임을 인정받거나 인정받더라도 참작받기 더욱 힘들어집니다. 과실범은 주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범죄 구성요건의 실현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인식은 했으나 이를 실현할 의사가 없는 경우입니다. 운영자 부주의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면 민사소송에서는 고의와 과실의 차이를 두지 않고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공무원법 상 공무원의 연수휴직은 최대 2년까지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편법으로 휴직을 활용해서 2년 반 장기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법 위반으로 정당한 내부 징계는 받았는지요? 혈세로 개인 스펙이나 쌓고 신혼여행 겸 해외로 외유하는 것이 떳떳한 행동인지 묻고 싶습니다. 법을 잘 모르고, 그깟 규칙을 무시하고 혼날 각오조차 못하는 대다수의 착한 공무원이 바보인지, 당신 같이 마무리는 내 몰라라하고 영악해야 성공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살아남는 사람들은 제도와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저지르는 행동입니다. 단기성과로 번역해서 논문을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다니 여간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년 1월 중순이면 승진시험을 준비하느라 장기 휴가를 내서 당신이 부재했던 것이었겠고요. 편법이지만 위법은 아닌 삶을 살아온 당신 같은 사람이 나라일을 한다는 것이 늘 불안합니다. 창업강국이 아니라 취업하지 않는 실업자 청년 인재들을 국회로 보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곧 결혼 10주년에 마흔이 되니 행복한가요? 호기심에 이것저것 들추다가는 주변 사람들이 다칠 수 있어요. 40년 간 역마살을 숨기고 성자처럼 코스프레를 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짝짝짝, 박수갈채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