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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May 04. 2024

창과 방패의 대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은 택배배달을 하러 언제쯤 우리 집에 올까 Copyright 2023. Diligitis. All rights reserved.

 고소를 하는 사람이 쉬울까요? 피소되어 방어를 하는 사람이 쉬울까요? 소송이 매력적인 이유라면 이기거나 지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용호상박이라도 무승부로 비길 수 없습니다. 그럼 질문을 조금 다르게 던져보겠습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쉬울까요? 주어진 문제에 해답을 찾는 것이 쉬울까요? 저는 후자가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을 AI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글도 쓰고 그림도 더 잘 그리고, 의학이나 법학 등 한정된 영역에서는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웬만한 인턴직원보다는 낫다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오히려 전문 분야가 있으면서 학제 간 융합을 할 수 있다면 당장 우위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상한 사람들도 많은 위험한 시대이니 아무나 반기진 않습니다. 적정한 선을 지킬 수 있고,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습니다. 그것이 동료이든 친구이든 서로 배우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시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단기간 빨리 성취할 수는 있겠지만 모든 분야에서 뛰어날 수 없고, 긴 인생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나와 맞는 러닝메이트가 필수입니다.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팀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어중이떠중이 말고 나보다 잘하는 부분이 있어 금액을 지불하고도 배우고 싶은 팀원이 필요한데, 그런 인재들은 대부분 다른 회사에 속해 있어서 설득해서 모셔오지 않으면 힘듭니다.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 말고, 고집 센 프리랜서가 아닌 은퇴하신 박사급 어르신도 좋으니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고소를 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강력범죄라면 기소가 되어 합당한 처벌까지 받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합의가능한 죄질이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을까요? 사안에 따라 합의를 해도 양형자료로 남고 기소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시간과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대부분 합의로 마무리됩니다. 어차피 사건이 경찰에서 불송치되더라도 이의제기로 검찰까지, 항고로 법원까지는 넘길 수 있으니 못된 송아지 겁을 주는 용도로 고소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민사사건은 원고가 입증책임을 지지만, 형사사건은 검사에게 입증책임이 있습니다. 피소되어 방어를 하는 경우는 전과자가 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하고 대응할 것입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생성형 AI로 셀프 변호를 해보니 놀랄 정도로 숨은 판례를 찾아 요약정리를 해냈습니다. 저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결과물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처음과 끝은 반드시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지 완벽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AI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인간이라면 신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확률을 예측하고 전문 기술을 배우고 창작과 기교까지 흉내 낼 수 있으니, 내 DNA를 업그레이드시킨 자녀들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낯선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적자생존의 원칙입니다. 나이가 들어 "라테는 말이야" 이야기나 하고 있으면 꼰대 소리 듣기 십상입니다. 감각 있는 청년들에게 금일봉을 지불하고라도 리버스 멘토링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철이 없었을 때에는 수석 입학이나 졸업이 한 줌 자랑거리였지만, 수석은 매 년 대학교마다 있다고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장도 마찬가지겠지요. 일본에도 베트남에도 각국 CEO는 계속 교체될 테니 대단한 것도 아닐 겁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Founder라면 다릅니다. 오늘도 불편하고 불합리한 것을 찾아서 바꾸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바로 창업가이니까요. ICW 당신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우리의 8번의 통화는 모두 AI에게 학습되었습니다. 잘 가요, 사십춘기에 빠진 나의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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