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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원 Aug 06. 2021

The Late Bloomer

꽃이 피는 시기는 모두 다르다.


영어 도서관에서 일할 당시, 나는 영어 그림책을 많이 읽었다. 


동화책이나 그림책이라고 하면 아이들만 읽는 단순한 책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생각보다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책들이 꽤 많이 있다. 그런 책들 중 하나가 바로 ‘Leo the late bloomer’로 모든 것이 또래보다 느린 주인공 아기호랑이 레오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오는 말하기도, 쓰기도, 그리기도 모든 게 다 또래에 비해 느린 아기 호랑이였다. 그런 레오의 아버지는 그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매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숨어서 지켜본다. 반면 레오의 어머니는 아이가 단지 조금 느릴 뿐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참고 기다리라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레오에게 적절한 그 때가 왔다. 마치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유창하게 말을 하고 훌륭하게 그림을 그리며 자유롭게 글을 쓰게 되었고, 그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사실 글은 많지 않고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 아이들 책이었지만 나는 진지하게 나를 돌아보며 읽었다. 


나 또한 레오처럼 항상 느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행동도 행동이지만 입학이며 취업이며 모든 것이 주변 친구들에 비해 느렸다. 지금도 다른 이들에 비교하면 이룬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Leo the late bloomer를 생각하며 나는 늘 대기만성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사람들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각기 다르며 나는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다며 말이다. 


지금은 나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듣고 매일 산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내면과 외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노력이 바로 내가 뿌린 씨앗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리고 영양이 다 채워졌을 때, 나의 씨앗은 싹을 틔울 것이다.


나의 꽃을 피우는 시기가 언제가 될 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그 때가 올 거라는 것은 확신한다. 그러니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느리거나, 뒤쳐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나의 때가 오지 않은 것이라고, 그렇기에 포기하지 말고 묵묵히 나만의 길을 계속 걸어가자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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