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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oo Jul 27. 2024

여름 산수화

운동화 리본 묶고 계주 달리는 한 폭의 나비는

투명한 도화지 산너미 슬라이드 타고

스미듯 들어올거야

설금설금 장대비는 내리고

파아란 프릴 머리끈 매단 채 강물에 발 담그면

차오르는 물결도 잊은 채 발길만 차박차박


번져 내리는 수묵의 명암을 말려

젖은 도화지의 흐름을 다시 새기려,

나와 나비는

밤낮으로 날갯짓을 멈추지 않을거야

어둠 쨍한 그 계절 속 한 폭의 산수화처럼

머리 위 춤추는 나비 한마리를 담을 수 있게

명료한 붓질 속에서 호흡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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