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딛는 계곡물에
아이가 찍어 놓은 듯 두려이 웃어보이는
이끼 가득한 바위 한켠 떨어진 잎 한사귀
정오 아래 축축한 흙바닥
잔디처럼 동그라미 가득한 클로버 밭에서
다람쥐는 겁없이 다가와 앉아
사슴벌레는 한 가운데,
메뚜기는 명상하고
행운도 빌어보고
샛길로 흐르는 풀잎향
던졌던 돌에 새겨진 조각금
마디마디,
울리는 풍경 사이를 지나
어느새 보이는 파아란 단풍나무 한 그루에
생을 지속하는 호흡이 들려서,
단풍은 붉을 줄로만 알았는데.
각자의 여름으로 기억되어 물드는
푸른 단풍으로
올해의 땀자국을 새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