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글쓰기는 내 체한 마음을 풀어주는 소화제이자, 고픈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따끈한 한 끼이다.
그런데 2주째 나는 무기력 상태이다. 3개월 차 백수 생활이 나에게는 너무 오랜 휴식이었기 때문일까. 이상하게도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머릿속은 안개가 낀 듯, 생각이라는 것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내가 그냥 나태해진 것일까. 아니면 글태기가 온 것일까. 이 무기력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기력해지는 만큼 예민해졌다. 아니 불안했다. 나를 향한 작은 반응들에도 쉽게 다쳤고, 그 다친 속을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었다. 다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려고 하지만, 머리는 그저 멍할 뿐이다.
아무래도 내 속에서 뭔가가 단단히 체했나 보다. 무엇을 써야 하는지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동안 어떻게 글을 썼는지, 겨우 머릿속에서 끄집어낸 글들은 끊임없이 수정하고 수정해야만 겨우 글다울 수 있었다.
내가 매일 글을 쓴다는 건, 작가라는 목표를 위해 글쓰기 실력을 단련하고 나와 소통하며 나를 다독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글쓰기로 내 마음도 단련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류가 난 것 같다. 내가 쓴 모든 글은 엉성하기만 했고, 도저히 발행 버튼을 누를 수조차 없을 정도로 나도 글도 참담했다.
여전히 내 상태는 같고,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저 지금 내 상태가 언젠가는 지나갈 글태기일 뿐이라고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