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한 마리

빵덕후의 식빵 리뷰

by 김힝구


식빵 한 마리가 내 옆에 있다. 먹음직스러워 한 입 하고 싶을 정도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식빵 고양이의 빵뎅이가 제법 퉁실퉁실해져 더욱 식빵다워졌다. 이 식빵 고양이가 내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좀처럼 식빵 자세를 해도 식빵이가 되기에는 부족했던 작은 고양이가 제법 식빵을 능숙하게 굽기 시작했다. 이틀 전 우리 집에 방문한 엄마와 오빠가 힝구를 보며 엄청나게 컸다고 놀라는 모습이 의아했다. 내 눈에는 똑같이 작은 고양이 그대로인데, 엄마와 오빠는 살도 엄청나게 쪘다고 놀리며 힝구의 뱃살을 쪼물거린다. 힝구는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지, 그저 같이 놀아줄 집사가 많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은가보다.


내 옆에서 꾸벅꾸벅 졸다가도 내 작은 움직임에 반응하는 식빵 힝구를 보니, 나는 힝구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스러워진다. 결국 나도 힝구 옆에 누워 힝구의 빵뎅이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이것이 힐링 타임, 치유의 시간이다. 짧지만 강렬한 스킨십이면, 골골송 한 소절이면 되었다. 퇴근 후, 혼자서 심심했을 힝구를 위해 꼭 안아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히려 내 힘들었던 하루가 사라지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이제 성묘가 되어 힝구의 식빵도 식빵다워졌구나! 내 한 손에 잡히던 힝구가 이제 두 팔로 안아 들기도 묵직해져 있었다. 힝구가 우리 집에 온 날 이후부터 힝구는 내 위로가 되었다. 자기는 아는지 모르는지, 나에게 다가온 힝구의 얼굴을 감싸 쥐며, 코끝에 입을 맞추고, 힝구의 뽀송한 이마 냄새를 맡자 기분이 좋아진다. 내 비타민이 여기있다. 이렇게 힝구 한 입 하고 나면, 당 충전이 된 것처럼, 힘들었던 마음이 치유된다.


이 때, 집 공기가 추웠나, 아니면 내 관심이 고팠나, 갑자기 힝구가 내 노트북 키보드 위에서 식빵을 굽기 시작한다. 제법 따끈한 온도 때문인지, 오랫동안 노릇하게 식빵을 굽는데, 다 구워질 때까지 나는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빵덕후가 갑자기 배가 고파진 것은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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