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표자 워크숍에서 깨달은 ‘참여’의 진짜 의미

by 블리

2014년, 장소는 부산 아르피나, 함시울 위원들도 모두 함께였다

우리끼리만 ‘참여’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청소년위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표자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파워 E 성향인 나는 도착하자마자 조원들과 인사하고 친해지기에 바빴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졌고, 대부분 각 지역의 위원장이라 또래로서 금세 공감이 형성됐다.


서로 다른 지역, 같은 마음으로

2박 3일 동안 우리는 조별 토의와 포럼, 자유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주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사진을 보면 각 조마다 주어진 의제가 있었고, 그 안에서 열띤 토론이 오갔다.

우리 조의 주제는 ‘청소년운영위원회의 대표성 확보’였다. 그 당시만 해도 SNS가 활발하지 않았고, 청운위의 인지도 역시 높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청운위를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첫 번째 제안은 전국 청운위의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이었다.
두 번째는 대표자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지속적이고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었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서로의 경험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필요했다.

지금은 대표단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때는 이제 막 1기 대표단이 출범한 시기였다. 그 속에서 함께 논의하고 제안할 수 있었던 시간은 내게 큰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스스로를 말하며, 나를 다시 정의하다

긴 회의가 이어지며 피곤하고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지역에서 모인 친구들과의 우애 덕분에 2박 3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포럼 시간에는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원으로서의 나의 변화’라는 주제로 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감사하게도 마이크를 잡은 나는 청소년활동의 시작부터 그때의 나까지, 담담하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말했다. 청운위를 하며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직접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내 안에 책임감과 목표의식이 자리 잡았다. 약 300명의 청소년 앞에서 발표하던 그때, 앞사람의 말과 겹치지 않으려 고민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나’를 드러내기 위해 애썼다. 그 시간은 단순한 발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정의한 순간이었다.


변하지 않은 본질, 조금씩 달라진 세상

마지막 날에는 조별 제안을 하나로 모아 발표하며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운위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운영의 체계가 더욱 정비되었고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사회 속에서 청운위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화했다는 점이다.

예전엔 단순히 ‘청소년 동아리’로 인식되던 청운위가 이제는 청소년이 시설의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주체적인 청소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어른으로

청소년이었던 나는 청운위를 통해 주인의식과 주체적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배웠다.

청소년도 스스로 책임지고 활동을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역량강화 워크숍으로 채워나가며 성장했다. 전국 대표자 워크숍에서 만난 친구들 중에는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다. 나처럼 청소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다른 길을 걷지만 여전히 안부를 주고받는 친구들도 있다. 10대 시절 만난 소중한 인연이 지금까지 내 곁에 있다는 건 그 어떤 성취보다 따뜻한 일이다.


내가 경험한 ‘참여’의 본질

진정한 청소년 참여는 단순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나에게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고, 내가 속한 곳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게 바로 ‘참여’의 진짜 의미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분명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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