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다양성 교육은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교육보다 강렬했다.
2014년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청소년 다양성 리더십 교육’ 참여자 모집 포스터를 보았다.
‘서울, 다양성,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낯설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그 길로 신청했고, 18살의 나는 부산에서 혼자 서울까지 당일치기로 올라갔다.
두려움보다 설렘이 컸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시절이었으니까.
이름을 말하자 강사님이 놀라며 말했다.
“부산에서 왔다고요? 대단하네요.” 그 말에 괜히 어깨가 펴졌다.
그만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고, 그 열정이 내 안에서 불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이어진 교육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서로를 존중하며,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는 과정이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를 소개하고, ‘우리’를 이야기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이 던져졌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요?”
“세상은 너를 어떻게 바라본다고 생각하나요?”
그 순간, 나는 낯선 불편함과 마주했다. ‘나는 보통의 사람’이라 믿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보이지 않는 경계 속에서 누군가는 특권을, 누군가는 차별을 겪고 있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함조차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바람일 수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울었을까. 돌이켜보면, 늘 남과 비교하며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려온 나 자신을 처음으로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었을 때, 그 말은 위로이자 해방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양성’과 ‘인권’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결국 나를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경험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 중요한 씨앗이 되었다.
청소년 시절 나는 그 교육을 통해 처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본 듯했다.
다름을 존중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 그렇게 살고 싶다는 다짐이 생겼다.
시간이 흘러, 이제 나는 청소년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의 내가 느꼈던 위로와 존중을 그대로 전하고 싶다.
청소년 시절 배운 다양성은 결국 어른이 된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만든 철학이 되었다.
그날의 나는 아직도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날의 배움 덕분에, 나는 오늘도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조금씩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