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뒷 모습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울적한 기분이 들던 어느 오후였다. 기분 전환도 할겸 교보문고에 들러 읽을만한 책이 있는지 둘러보고 있었다.
"서희씨, 우리 재고정리하자."
컴퓨터 앞에 서서 화면을 뚫어지게 보고 있던 여자에게 상급자로 보이는 듯한 남자가 말했다.
그 교보문고 점원의 목소리가 어쩐지 위로가 된다.
점원의 목소리가 따뜻해서였을까?
'우리'라는 단어에 의미를 둔 것일까?
함께 하자는 그 말이 좋았던 걸까?
끝끝내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내 풀려버린 내 마음은 아쉬울 게 없었다.
재고정리를 하러 떠난 두 사람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경쾌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