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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만다 Nov 27. 2023

남자의 환한 미소

내게만 보이는 순간

"언니는 오빠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선배 커플 둘을 우리 집에 초대했었다. 남편과 대학 CC였던 나에게는 선배였고 남편에게는 대학 동기였는데, 그중 한 언니에게 내가 물었다. 소개팅으로 만난 선배의 어떤 점이 좋았냐고.








무표정한 표정, 세상 모든 것에 흥미가 없는 듯한 시큰둥한 태도, 나른한 걸음걸이의 그 선배가 왜 좋았는지 궁금했다. 대학 때부터 오래 봐와서 그런지 나로서는 도통 그 선배의 어떤 점이 매력인지 알 수 없기도 했고 말이다.








"... 무표정이던 표정이 갑자기 환한 미소가 번지는 거야. 그때 반했지."








"꺄악~~~~"

"오오~~~~~~"








부러움과 낯간지러움으로 환호성인지 야유인지 모를 소리가 집안을 가득 매웠다.








발그레한 언니와 선배의 얼굴을 따라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리곤 11년 전 마주했던 남편의 통통한 볼을 쳐다보았다.








어쩌면 모두가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흘려 넘기게 되는 남자의 미소를, 짱구같이 도톰하고 통통한 볼을 말이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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