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2일
우정은 평생을 두고 삶을 윤택하게 한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내 친구를 바꿀 수는 없다.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서 헤어지게 된 친구들과 나눴던 마지막 인사를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세상이 끝나는 것만 같았다. 어떤 친구는 그렇다. 친구가 곧 세상이니까. 우리는 죽고 못 사는 사이였다. 몸도 생각도 함께 컸다. 크는 것에 함께 설렜고 어른이 되는 것을 함께 두려워했다. 친구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들에 비해 지식이나 교양으로서 가치가 낮을지 몰라도 사는 데에 결코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것들을 나는 친구들에게 배웠다. 교과서에서 배운 것의 대부분은 기억나지 않지만 친구에게 배운 어떤 것은 지금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울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친구 관계는 너를 지치게 한다. 네 정력과 시간을 낭비케 한다. 스스로와 관계 사이의 균형을 잘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문학자 하야시 다다오와 소설가 김영하의 말을 소개한다. 네가 관계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잃지 않으면 좋겠고 관계로 인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속하고 지루한 친구보다는 충실한 고독이 낫다. 현재 나의 고독을 확실히 음미하여 거기에 침잠하자. 이것은 깊은 의미를 지닌 고독이다. 혼자 있는 것, 이것이야말로 생의 근원이다.” [나의 생명 밝은 달빛에 불타오르고, 하야시 다다오]. "살아보니 친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략) 잘못 생각했다. 친구를 훨씬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다. 쓸데없는 술자리에 너무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어떤 남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결국 모든 친구들과 다 헤어지게 된다.” [말하다, 김영하,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