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주방에서 바라보는 시선...
원래는 막혀있던 곳을 밴쿠버에서 오랜 시간을 레스토랑을 경영하시고 계신 사장님 부부의 조언으로 벽을 뚫고 헬스 인스펙터의 지시로 틈을 메우려다 쓰던 액자를 틀 삼아 붙여 놓았는데, 원래 계획했던 듯 꼭 들어맞았었다. 주방에 있으면 가슴을 틔여주는 통로가 되고, 손님이 오는 것을 알아채는 더듬이가 되어주는 창...
원래 창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또 다른 사색의 고리가 된다. 밖에서 중심에 있기보다는 항상 조금 떨어져 관객의 시선을 즐기며 중심에서 온 몸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살짝 피하려는 것이 두려움을 피해 가려나 보다.
밖을 바라보는데 영업시간을 연장한 초기라 손님도 뜸한 탓에 시간이 정지한 듯하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빨간 모자 위치의 변화만이 시간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창이 많은 우리 가게는 다양한 자연의 변화를 마주하게 한다. 아직은 한창 여름의 사그러듬을 거부하는 태양 빛이 아닌 어스름 끄트머리의 불그스름함이 오묘해 저절로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으로 자리 잡아간다.
자리를 지킨 다는 것은 지루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것도 되는 것 같다.
같은 창 밖에 보이는 나무의 색의 변화가 계절이 변했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