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투성이
따로따로였던 우리들은
어느 틈에
옷이라는 하나의 의미로
너의 품에 안겼다.
실기둥이 나를 꼭 붙들면
나는 그제야
네가 어디를 향하든지
너를 따라갈 수 있었다.
구멍이 나를 끌어안으면
나는 그제야
차가운 바람으로부터
너를 지킬 수 있었다.
따로따로였던 우리들은
너로 인해
함께라야 의미가 있는
또 다른 내가 되었다.
단추의 빈틈은 실을 위한 것이고, 천 조각의 빈틈은 단추를 위한 것. 빈틈이 있어서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을 수 있다. 우리 삶이 빈틈투성이이기 때문에 '함께 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지 못했었는데, 빈틈투성이인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함께인 우리는 얼마든지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삶이란, 세상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는 일이 아닐까.
서로 다른 우리 모두에게-
나를 붙잡아줘서, 안아줘서,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 위 글을 랜선 작사 클래스를 통해 노래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