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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Apr 17. 2019

나선형 진행 = 반복과 심화

그림으로 알아보는 마음빼기 명상 (2)

그림 - 선명한 새벽빛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도형'을 배운다. 평면도형, 입체도형, 공간도형으로 심화되기는 하지만 같은 성격이다. 치 달팽이 껍데기처럼 발달 단계에 맞게 제시하여 모든 학년에서 동일한 내용을 다학년이 올라갈수록  폭넓게, 깊이 있게 가르치도록 조직하는 것을 나선형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마음빼기 명상을 하면서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선형 교육과정을 연상케 하는 반복과 심화. 다만 명상은 '지식'이 아니라 '내 마음'을 공부하는 것다. 똑같은 반복이라고 생각하면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나는 분명하게 깊이가 깊어지고 있음 알 수 있었다. 화장지 갑에서 화장지를 뽑으면 새것처럼 나오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지난번에는 '국자'로 비유하기는 했었지만 사실 마음빼기 명상 방법은 화장지가 든 상자에서 화장지 한 장을 뽑아내는 일만큼이나 쉽다. 일단 명상을 시작했다면 화장지 상자를 개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장을 뽑으면, 또 다른 화장지가 꼬리를 물고 나온다. 생각이 더 많아지기도 하고,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버릴 마음이 순간순간 숙제가 알아차려지는 셈이다. 어떤 마음이 올라오든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차분하게 한 장씩 '빼기' 하는 것이다. 마음이 곧 생각이기 때문에 생각을 버리면 된다. 가끔 '기억'이 없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묻은 생각'이 사라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버리면 된다.



마음에 화가 많았던 나는 1과정 때는 가장 버리고 싶었던 그것은 떠오르지 않아서 의아했다. 아니나 다를까, 2과정 때 '원수'를 버리면서 폭력의 기억과 함께 화나는 감정도 많이 올라왔다. 직면하기가 쉽지 않아서 명상실에 앉아 있기가 싫었다. 그래도 버리고는 싶으니까 개인지도를 받아가며 열심히 빼기를 했더니 놀랍게도 끝은 있었다. 더 이상 같은 기억을 떠올려도 화가 나지 않게 된 것이다. 내 마음이 편안해지니 자연히 원수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런데 4과정 때 또다시 화가 올라왔다. 이번 숙제는 '자존심'이었다. 까마득해서 생각도 못했던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감정도 느껴졌다. 기억 속에서 그가 나의 자존심을 깔아뭉갰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수치심에 휩싸여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이 뇌리에 박혀서 줄곧 그를 증오하게 되고 작은 일에도 화가 났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진짜 원수는 나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음빼기 명상 덕분에 온갖 마음을 쌓아두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나 자신을 용서하고 나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다.



반복해서 튀어나오는 것이 그냥 화장지가 아니라 내 마음 화장지이다 보니, 오래 묵혀둔 것은 아주 더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마주하기 귀찮다고 남아 있는 마음을 한꺼번에 버리려고 하면 오히려 병목현상이 생긴다. 용기와 인내를 가지고 차분하게 하나씩 버리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세상에 그 어떤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자전거 중심을 잡으면 자전거 타기가 듯이 빼기도 중심을 잘 잡으면 아주 수월하다. 마음도 명상이라는 운동을 통해 꾸준히 근육을 키우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빼기가 익숙해지니 마음을 버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         .  !  .        . 99  1       , 1  99              .       ,           .



        . 짜 나를 버리면 저절로 진짜 나를 찾게 된다.             . 100   100   . 1000 1000  .   1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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