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주말 바라기

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금요일 오후는 유난히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오후 3시에 멈춰버린 건지 시간을 거의 10분마다 확인하게 된다. 계속해서 타자 소리는 들려오지만 사무실 안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번 주말 또한 금방 흘러가겠지 싶어서 벌써 아쉬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직장인으로 살아온 지 벌써 햇수로 7년이 넘어가는데도 아직까지 주말 이후에 찾아오는 후유증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또다시 주말을 기다리고, 주말이 지나가면 아쉬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토록 모든 이들이 주말을 바라는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집에만 있기 위해, 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주말을 기다린다. 어느 때는 밀린 잠을 보충하기도 하고, 미뤄둔 공부나 숨겨둔 이직 준비를 하기도 한다. 요즘은 퍼스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일들을 시작하고 진행하고 본업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해보는 경험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잠시나마 자신의 길을 다시 만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주말은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기분을 주는 것 같다. 잠깐의 휴식이지만 주말을 만나고 나면 다시 리셋하는 기분이 들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오늘도 일하는 손이 느려지는 것을 보니 주말이 다가오는가 보다. 주말을 바라면서 한결같이 시간을 확인하는 그와 그를 닮은 팀원들이 가득한 사무실은 오후 6시가 되자 가벼운 공기가 불어오듯 짧고 굵은 인사를 주고받고 각자의 주말로 흩어졌다.


다음 주에는 굳은 얼굴로 다시 만나겠지만, 오늘만큼은 월요일을 생각하지 않고 기분 좋게 저녁을 보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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