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JOB 생각 .05
자기소개서 등 서류작성을 위해 내 커리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
나는 입사 이후 지금까지 어떠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마케팅적인 요소와 데이터 분석능력 그리고 팀을 이끈 리더십 이 세가지를 중심으로 이력서를 구성했다.
이후 면접을 여러 군데에서 봤다. 국내기업, 외국계, 공기업 등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일하는 환경이나 분위기는 외국계 기업이 제일 좋았고 보수와 복지는 국내기업이 괜찮았다. 반면 공기업은 시설면에서도 복지면에서도 제일 안좋았다. 다 쓰러져가는 낡은 건물에 연봉은 경력을 다 인정 받아도 웬만한 기업들의 신입수준이였고 도서지원비, 영어교육비 같은 직원 복지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는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나중에 알았지만 출근시간도 빠르고 야근도 많았다.)
국내대기업 면접을 봤다.
국내기업은 서류제출 1차 합격 후 2차 실무면접, 3차 임원면접을 진행했다. 실무면접의 경우는 3명의 면접관과 면접을 진행했다. 회사에 대한 비전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큰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약 합격한다면 실제로 함께 일하실 분들이라 너무 기대가 될 정도였다. 이렇게 훌륭한 분들과 일한다면 배울 것도 많을 듯 했다.
임원 면접이 문제였다. 사장으로 보이는 상대적으로 젊은 분이 가운데 앉아있었고, 양쪽에 두 명씩 임원으로 보이는 분들, 그렇게 총 5명이 앉아서 면접을 봤다. 가운데 앉은 분은 한마디 안하고 지켜만 보고 있었고, 양 옆에 임원들로 보이는 분들이 사장에게 잘 보이고 싶었는지 서로 경쟁하듯 질문을 퍼부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임원분들은 크고 굵직한 질문이 아니라 오히려 실무면접에서나 있을만한 세부적인 디테일을 물어봤다. 물어보는 것은 좋았으나 본인들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물어보는데 안타까웠다. 압박면접도 아닌 것이 신경질적인 말투와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제스처. 이 회사에 들어오면 이런 임원들을 모셔야 하는 구나 하는 실망감도 컸다.
해외대기업 면접을 봤다.
두번째로 면접을 본 곳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였다. 1차 서류 2차 인사담당자면접 3차 팀장면접 4차 인사부장면접 5차 상무(한국인)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외국계 답계 면담형식의 일대일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면서도 질문들은 꽤 까다롭고 날카로웠으며 가끔씩 당황해서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도 면접 중간 중간 포함됐다.
면접시 질문의 수준도 높았다. 특히 임원들 면접에서는 디테일한 질문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국시장과 업계의 시장상황과 회사의 비전, 이 후 대처 방안 등을 물어보는 면접이였다. 나중에는 오히려 내가 질문을 했다. “상무님처럼 되려면 어떻게 일해야 하나요?” 물론 이 질문에도 성심성의 껏 답변해주셨다.
영리를 우선으로 하다보니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개인당 할당 된 업무의 양이 많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적어도 임원진들은 한국기업보다는 훨씬 좋은 느낌이였다. 누구를 닮아갈 것인가. 이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