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JOB 생각 .02
10년차. 이직을 하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 하던 시기. 회사에 처음 입사했던 때, 그 때는 꿈이 있었다. 아마도 세상을 잘 몰랐기에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인턴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였지만 이 회사와 함께 나 역시 성장하고 그 성장을 발판삼아 누군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입사 3년 차에 팀장을 맡았다. 운이 좋았다.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아닌 사람이 중심인 기획업무이다 보니 여기저기 팀별로 의견충돌로 인한 갈등으로 불화가 많았는데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진 나는 불화가 있는 팀에 투입되어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일을 많이했다. 업무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였고 단지 시키는 일만 불만없이 묵묵히 했다. 그게 승진의 주요 요소였던 것이지 실력이 뛰어난 것은 절대 아니였다.
막상 팀장이 되고 나니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달랐다. 실무적인 일은 물론이거니와 대외적인 활동과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팀장으로써 가장 중요한 일은 매출과 더불어 성과를 올리고 그 성과에 대한 보상이 우리팀으로 떨어지도록 노력하는 일이였다. 즉, 인간관계를 넘어선 업무로써의 능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외부업체에서는 아직 서른이 되기도 전의 경험과 실력이 부족한 어린 팀장을 진짜 팀장으로 이해해 주는 분위기는 아니였다. 대부분 내가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은 4,50대 어른(?)들이였고 그런 그들에게 나이어린 팀장이 반가울리는 없었다.
적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있었다. 동갑인 팀장이 반가울리 없는 팀원들의 텃새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 흔들림에도 꾿꾿이 내갈 길을 걷고자 했으나 어린 나이에 연륜과 경험이 없던 당시에는 자주 넘어지곤 했다. 당시에 할 수 있는 거라곤 하루하루 버티는 게 전부였다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것이라는 말을 믿으며.
그렇게 버티는 날들이 힘겨워 갈 때 쯤 실적압박이 다가왔다. 팀장은 회사의 매출을 책임져야 했기에 어떻게든 돈을 벌어와야 했고 나중에는 직접 제안서를 만들어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영업을 다녔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와야만했다. 아니면 팀원을 잘라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운영비를 최소화해야 했다. 실제로 팀원들이 하나씩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고 나간 팀원의 일을 다른 팀원들이 나누어서 해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들의 원망은 다 내가 감당해야 했다.
실적의 압박과 팀원들 원망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 어느 날 마치 물 속에 빠진 것 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분명히 책상에 앉아있는데,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기분...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던 그 순간 공황장애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