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연봉 때문일까요?
예전 평생직장의 개념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저 한 곳에서 오래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은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희귀해졌고 많은 청년들은 안정성을 찾아서 일반 기업보다는 전문직과 공직에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미 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곳에서 평생을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개인능력을 잘 계발해서 더 좋은 조직으로 혹은 자신의 사업을 만드는 것에 더 큰 포인트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직은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버렸고 그만큼이나 경력직 이직의 시장도 커졌습니다.
모 기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회사 내의 여러 부문과 계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아닌 외부의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인터뷰에서는 좀 더 솔직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사전 인터뷰를 많이 진행하고 있고 여기서 나온 이야기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보다는 훨씬 공감이 큰 소재가 되지요.
아침부터 계속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팀장님이 공식적인 인터뷰가 끝나고 약간의 시간이 남자 저희에게 뭔가 질문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분의 말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좋은 직원이 있었는데 얼마 전 이직을 했다.
- 특히나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퇴사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급작스럽게 사표를 내더라
-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였으나, 자기가 생각했던 것 이하라고 하면서 거부를 하였다.
- 역시 젊은 친구들은 연봉따라 철새처럼 움직이는 것 같다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름 여러 가지 추리를 해보았습니다
- 결혼식을 앞두고는 웬만하면 이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축의금 문제도 있을뿐더러 새로 입사한
조직에서 바로 결혼하고 마음 편하게 신혼여행 다녀오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 사실 연봉 문제는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크고 민감한 문제이긴 합니다만, 이직 시 파격적인
연봉 조건이 있는 경우는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드문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메시나 네이마르 같은 스포츠 스타면 모를까, 그러기는 쉽지 않겠죠
더구나 스타 개발자 혹은 전문경영인도 아닌 대리급 직원이니 더 그러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남은 것은 조직의 분위기, 복지 등의 숫자로 쉽게 비교할 수 없는 요인들만 남게 됩니다
그날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조직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저는 이 사례에서의 이직은 연봉이 아닌 다른 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미래 꿈나무 들의 이직에 대해서 그리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는 이직 케이스를 보면 연봉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가는 것 같다며 모든 이유를 연봉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과연 연봉이 가장 큰 이유일까요? 새로운 조직에 가서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과 적응하는 동안의 노력 등이 연봉 인상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요? 같은 회사라도 부서 혹은 사업장이 변경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시면 완전히 다른 조직으로의 이동은 엄청난 리스크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것임을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연봉 때문에 이직을 한다는 것을 믿지는 않습니다. 연봉 외에 더 큰 요인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는 그저 연봉 탓으로 인력의 이탈을 설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의 상명하복 문화가 너무나도 싫은 나머지 퇴사를 하는 사람이 퇴사 사유를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얘기를 할까요? 그리고 솔직히 얘기를 한다고 해도 조직문화의 문제를 솔직하게 윗선에게 보고할 용기가 있는 실무자가 있을까요?
연봉은 퇴사자를 떠나보내는 리더에게나, 퇴사 이유를 보고해야 하는 인사담당자에게나, 퇴사 이유를 말해야 하는 퇴사자에게나 가장 좋은 핑계일 뿐입니다.
연봉 얘기에 감춰진 진짜 조직의 문제를 보지 못한다면 좋은 인력의 퇴사 행렬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