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외 4인
몇 번이고 이 동영상을 되돌려보고 나서야 저는 알아차렸습니다. 이분의 말은 바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을. 어떤 시간여행자가 과거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면, 거기에 자신이 놓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물이 날 정도로 인생이 뻔하고 지긋지긋하다면, 같은 하루를 몇 번이고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우리는 뭘 해야만 할까요?
찾기 위해서죠. 지금 이 순간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지금 여기에서 그걸 찾아야 해요. 그게 내가 기시감, 신맛,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유에 대한 나의 가설입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몇 번이나 이 하루를 다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ㅡ 수면 위로, p 79 중
언어도 마찬가지야. 사용할 당시에만 맞는 말이고 결국은 변하게 돼 있어. 맞았던 답이 틀려지는 거지. 명심해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음악뿐이야.
- 웨더링,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