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선생님들께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옛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첫인사로 쓰던 문장을 저도 건네 봅니다.
모두 잘 지내시는지요. 여러분이 잘 지내시면 저도 잘 지냅니다.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멀리서도 바라볼 수 있음에 안도하는 일입니다. 묻지 못하는 날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기에 매일의 안부는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안부를 묻습니다.
"잘 있나요?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새벽 수업에서는 선생님들의 다채로운 표정이 안부를 대신합니다. 졸린 눈을 끔벅이면서도 공부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표정에는 소중한 안부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여기 살아있습니다. 앞으로도 살아갈 겁니다.’ 그 단단한 마음이 전해질 때마다 함께 공명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에 담긴 작은 힘에는 큰 울림이 있습니다. 그 울림이 저에게 차오르는 순간은 제가 온전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러한 순간 속에서 함께 머물며 함께 연결되어 있는 기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다만 느껴본 사람만이 이해하고, 이해한 사람만이 지속할 수 있는 기쁨이겠지요.
지난밤, 한 선생님께서 제 꿈을 꿨다고 하셨어요. 꿈에서 우리는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였답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안부는 우리를 친밀하게 합니다.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우리에게는 나와 너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지요.
서로를 통해 충만해진 마음은 이 순간을 소중히 바라보게 합니다. 한 자리에 서 있는 나무에서 매 순간 달라지는 변화를 느끼면, 눈앞에 풍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공부는 우리에 관한 공부입니다. 매 순간 나의 소중함을 느끼며, 나와 함께 있는 소중한 것들을 깨닫는 공부.
이 순간, 나는 어떤 풍경 안에 서 있나요?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