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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Apr 18. 2024

고요에게

들풀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오늘은 잔잔히 자수를 놓습니다. 요즘 놓는 자수는 들풀입니다. 들풀은 평범하게 살면서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되 그 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생력이 강한 이유는 내면의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들풀처럼 살아가면 어떨까요. 잘 살려고 애쓰기보다 본래 가진 내면의 힘을 통해 하루하루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삶. 이 삶은 자수를 놓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저는 자수를 ‘놓는다’는 표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쥐거나 잡고 있던 것에서 힘을 빼 스르르 풀어주는 것처럼, 자수를 놓을 때는 머릿속에 쥔 생각을 담담히 내려놓고 지금을 바라보게 됩니다. 실과 바늘, 천과 손만이 존재하는 그 순간은 놓아야 할 것들을 놓을 뿐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지요. 들풀이 살아가는 방식처럼 마음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뿐입니다. 



‘지금에 충실하기’는 우리가 함께하는 마음공부의 중심입니다. 지금을 충실히 살되 집착하지 않기. 지금의 마음을 돌보고 잘 쓰기. 


그래서 마음공부는 마음 쓰기의 공부이기도 해요. 매 순간 변화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연연하지 않으며, 어떻게 쓰는지 배우는 공부. 


공부가 지속되면 외부에서 나의 행복을 찾으려 애쓰지 않게 됩니다. 행복을 찾으려고 헤매지도 않게 돼요. 진정한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에서 스스로 충만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내적 기쁨은 매 순간 우리와 함께 있고, 영원히 지속됩니다. 


지금, 시간을 초월하면서도 존재할 수 있는 기쁨이 바로 곁에 있답니다. 눈앞을 바라보세요. 바로 거기 존재하는 것. 그것이 행복입니다.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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