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 나의 기록들
#주종관계와 월급은 절친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필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사람과의 관계라고 들었다.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고, 나 또한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관계만을 원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깊은 관계 속에 있어야 하는 몇 곳이 있다.
가족, 직장, 그리고 내가 원해서 하는 활동들에서 만나는 관계
최근 나는 직장에서 가장 느끼는 게 많고 그 범위가 크고 다양하다.
그리고 그 관계에서 나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한다.
직장에서 상하관계가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주종관계.
나이, 직급, 연차, 그리고 부서별 다양한 인간관계가 거미줄처럼 엮여있다.
다양한 성격, 인품, 취향 등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런 다양성에서 비슷한 공통점은 하나 있다.
더 많은 급여로 더 적게 일하고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 하나는 비슷할 듯하다.
***물론 아닌 분들도 많지만, 비슷한 공통점은.. 위의 문장이 아닐지.. (소심해서 또 생각해 본다 ㅋ)
그리고 그렇게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막강한 힘을 차지한 누군가의 편이 되거나 그와 함께 라인이 되어 이어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라인 또는 그 편에 속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며, 만약 그 라인에 들어가지 못하면 그 사람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하거나 또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배척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웃사이더가 되어간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듯하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거나 적당하게 월급 루팡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관계에 얽혀 있을지 모른다.
주와 종의 관계,
이건 직급을 의미하는 것보다 성향이다.
일을 하면 대부분 본인들의 성향이 나온다. 내가 직장 생활하면서 느낀 성향은 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1. 말도 많고 행동도 빠른 사람
2. 말은 많고 행동은 느린 사람
3. 말도 없고 행동은 빠른 사람
4. 말은 없고 행동도 느린 사람
여기서 주(主)의 관계로 있는 사람은 거의 2번 4번이었다.
그리고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종(從)의 관계의 사람은 거의 3번이었다.
나는 항상 1번을 염두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었다. 그런 자리로 자리매김하려면 현재 나의 업무에 대해 똑 부러지게 일을 해야 했고, 실수는 거의 없어야 했다. 그리고 자칫 내가 손해 보는 상황이 올 수 있어도 팀을 위한 일이라면 책임감 있게 팀을 위해 참아내고 더 배려해야 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배려와 인내는 더 많이 그리고 더 크게 요구되었다.
그렇게 거의 지금까지 1번을 향해 달려왔었다. 하지만 나의 위치 그리고 나의 상황들이 1번을 받쳐 줄 수 없었다. 나 스스로 한계점을 뛰어넘기 위해 나름 노력하였지만, 실제로 그 한계를 뛰어넘기는 어려웠다.
나의 말 한마디는 힘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반격을 많이 당해서 점점 입을 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직장생활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디어 깨닫고 발견한 것이다.
솔직히 맞춰 왔다. 편안한 안락한 공간에서 매서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뻔뻔하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생각이 많다.
뻔뻔하지 못하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도저히 하지 못한다. 그런 상황이 되면 너무 불편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하나는 특히 뻔뻔하게 남에게 일을 시키지도 못한다. 오히려 내가 잘해 놓은 일을 남에게 잘 포장해서 넘기고 그 공로를 그 사람이 받도록 돕는 일을 정말 잘한다. 그런데 그렇게 결과가 되어도 후회하지 않았다. 한 팀이라서 그리고 한 프로젝트여서 같이 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지 않아도 뿌듯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사회(직장) 생활에서는 병신 같은 짓이다.
내가 상사 또는 동료라면 나를 이용하거나, 나 같은 직원이 한심하지만 그래도 곁에 두고 싶을지 모른다.
***몇몇의 최악의 상사와 동료를 만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악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그렇게 견디어온 시간을 존중한다. 그만큼 나 스스로 단단해졌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과감하게 내가 생각하는 것을 하고 싶으면 말하고 행동하면 되는데, 그 순간 함께하는 팀원 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내가 먼저 솔선수범으로 하는 게 낫다 생각한다. 또는 나의 아이디어와 목표를 조금 더 축소하거나 이 상황으로 불편해할 사람들의 생각으로 진취적으로 나아가질 못한 적이 더러 있다.
그래도 이 부분은 전 보다 많이 개선되었다. 작은 일들은 조금 더 생각하고 행동으로 하는 편이지만, 정말 해야 하고 정말 확신이 서는 경우 또는 큰 프로젝트는 눈 딱 감고 강하게 밀고 진행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위기와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렇게 에너지를 쏟고 퇴근해서 오는 길은... 항상 집에서 야식과 술을 마셨다.
**나의 개인적인 목표와 욕심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밀고 나간다. 왜? 나 혼자 하면 되니... 다른 부수적인 생각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회사에서 있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조금 더 이기적으로 편안하게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월급을 받고 적당하게 일하고 칼 같이 퇴근해서 나만의 성장하는 시간을 사용하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책임감도 크고 맡은 역할에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퇴근해서 회사에서 사용한 에너지 충전을 하기 위해 먹고 마시니 악순환이 지속된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생각이 많다.
결론은 위의 적은 글들과 비슷하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니 생각도 많아져서 바로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그만큼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받아서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결론은 직장의 안락한 테두리를 떠나야 한다.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경제적으로 많이 추워질 수 있지만... 내가 더 편안하고 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듯하다. 상실감, 자격지심, 그리고 분노를 느끼지 않는 곳으로 향해야 할 듯하다.
그곳을 떠난다고 그 감정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비슷한 감정이 다른 데서 온다고 하는데... 그 부분이 두려워서 참고 계속 반복하는 게 맞을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나의 본색을 드러내자. 그만 참자.
*본색 - 본디의 특색이나 정체
이제 그만 착한 척, 좋은 척, 그리고 따듯한 척 하자... 그냥 나의 본색을 드러내자.
화나면 화내고, 짜증 나면 짜증 내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만 하지 말고 입으로 전달하자.
항상 긍정적으로 웃으며 부드럽게 대하면 그만큼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데, 만만하게 보는 게 사람의 성향이다.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회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 든다. 약해 보일수록 더 물고 뜯는 힘든 사회에서 더 강자가 되기 위해 다들 고군분투하니, 나도 그 대렬에 끼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 감정을 견디기 어려워서 계속 버티는 건 답이 아니고, 당장 내가 도망갈 수 없으니 나의 본색을 드러내고 남은 시간을 현명하게 대처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이용당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리고 내가 조금 더 현명하게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려고 한다.
결론은 나는 직장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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