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주. 나의 기록들
#감정기복 심한 감정적인 그녀...ㄴ
남편과 나는 정말 제로(돈=Money)에서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간소하게..
감정적+이성적으로 서로에게 끌려 많은 나이에 빠르게 결정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냥 함께 하고 싶었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생각했고,
남편 덕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거의 다 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비슷하게 이루게 되었다.
비슷하게라고 쓴 이유는 최종목표 경제적인 자유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적인 자유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라이프를 꿈꾸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든, 남편이 원하는 것이든, 원하는 걸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자유가 우리의 최종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건강해야 한다. 그만큼 몸관리와 마음관리도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몸관리와 마음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지금도 부족하게 조금은 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그리고 남편도 나 덕분에?! 식습관이 바뀌어서 이전보다 많이 안 좋은 몸이 되었다.
약간의 죄책감과 큰 후회가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앞으로 조금씩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다.
항상 말로는 어제일을 후회하며 오늘은 그러지 말자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퇴근 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게 되면 어김없이 술과 맛있는 야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만큼 먹을 것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거기에 집착을 한다.
그리고......... 많이 먹고 마시고 즐긴 다음날
나의 모닝루틴을 하지 못하고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자고 일어난 나에게 화가 나기 시작한다.
다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인데.. 결론은 모든 것이 다 엉망진창이 되면서 나의 나쁜 기분과 엉망진창의 시간들에 대한 후회들의 감정들을 다 남편에게 쏟아낸다.
이런 나의 잘못된 행동들이 남편에게 향할 때 후회한다. 그리고 그게 버릇이 되어버렸다.
진짜 미친 ㄴ ..ㅏ 아닌가?
남편은 묵묵하게 받아주며 위로하였지만, 이제 조금씩 지쳐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정말 오래 참아 온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미안하다.
감정적인 나를 아직까지는 그대로 받아주고 간혹 짜증을 내지만 착한 남편은 미안해서 다시 또 보듬어 준다.
그 모습과 행동들이 나를 짠하게 한다.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
#그래도 우리는 함께여서 행복했다.
오늘은 회사를 일찍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오후의 일정을 잘 끝내고 여유시간이 남았다.
남편의 퇴근길에 함께하고 싶어서 남편의 회사 근처 스타벅스로 향하였다.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고 싶었는데, 따듯한 햇살과 맑은 하늘이 나를 유혹하였고,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노트북 한 대면 나는 그 시간을 너무 빠르게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다 브런치 덕분이다. 그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특히 오늘은 더 여유가 있었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엄청 집중해서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을 즈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해맑게 받으며 남편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남편의 손을 잡고 우리는 힙지로로 향하였다.
금요일 17시 여유롭게 길을 걸으며 오늘의 일과를 서로 얘기를 하며 산책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을지로와 익선동을 걸어 다녔다. 오늘은 익선동의 인파에 흠칫 놀라는 하루였다.
항상 월- 화요일 인적이 드문 날 방문했었던 탓인가? 오늘의 인파에 너무 놀랬다.
우리가 대기도 없이 한가롭게 앉았어 먹었던 식당들에 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의 모습에 너무 깜짝 놀랐다.
여기가 이 토록 인기가 많아졌다는 사실과 그리고 맛 대비해서 이 정도 인파가 줄을 서야 할까?라는 의문점이 내 머릿속을 빙빙 돌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진 걸까?
그 인파들 속에서 보이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니 젊은 친구, 그리고 외국인이 많았다.
유튜브의 영향인가?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줄을 서게 되고, 맛보다 보이는 포토존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의 화려함 이 부분이 너무 부각되는 듯해서, 조금 한산하지만 나름 동네 토박이 주민들이 찾는 맛집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익석동을 당분간 찾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쉽다. 정말 여유롭게 찾을 수 있었던 괜찮은 동네였는데.. 익선동의 매력은 너무 많아서 다음 여행기록에 담아 보려고 한다.
이제 다시 우리의 조용한 산책길을 찾아야겠다.
조금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 어디가 있을까? 그리고 요즘은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 보다 한산하게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더 좋아진다.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적당하게 모였다가 흩어지는 곳이 너무 좋다. 그리고 한가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의 향연이 이어지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곳들이 우리에게 행복한 아지트가 된다.
그리고 우리가 찾은 아지트가 유명해지면 다시 다른 곳으로 발길이 향하게 된다.
요즘은 조용하고 여유롭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 공간, 그리고 그런 편안한 사람이 좋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관계가 좋다.
그래서 난 요즘 남편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좋다.
감정 기복 심한 날 평온하게 잡아주는 그에게 고맙다. 건강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