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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Harmony 소마필라 Oct 12. 2024

세상살이

고약한 세상에 떨어진 이유를 궁금해하다.

시미의 세상살이


아침에 눈을 뜬다.

시미는 본능적으로 알람을 끄고, 갈아입을 속옷을 챙기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다 뜨지 못하는 눈을 비비적 거리며 양치질을 한다.

그리고 항상 손질하기 어려운 긴 머리를 겨우겨우 샴푸질을 하며, 샤워를 끝낸다.


그리고 유산균 1개와 생수 한 잔을 들이키며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향긋한 네스프레소 커피 한 잔을 내린다. 좁은 원룸이지만 그래도 새롭게 밝아오는 아침을 느끼기에 충분한 여유는 있다.


그런데 시미의 기분은 별로다. 오늘은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이기 때문이다.


' 아.. 젠쟝. 오늘 출근할 거 생각했으면 어제 적당하게 맥주 2캔으로 마무리해야지.. 괜히 더 마셔서, 더럽게 힘드네.. 하아.. 아프다고 하고 쉴까? '


항상 이런 후회와 속마음을 안고 출근을 위한 준비를 한다.


스킨과 로션은 대충 한 가지  발라주고,

요즘 부풀어 오르는 살들을 감당할 수 있는 넉넉한 정장으로 마무리를 한다.

지하철로 한 시간 정도 남짓 걸리는 종로로 가기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사람들이 나를 세우는 건지 내가 스스로 서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지하철은 빽빽한 사람들을 싣고 정해진 역으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간다.


그리고 깊은 한숨과 함께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로 향한다.


"굿모닝~ "

"안녕하세요~"


어색한 인사를 뒤로 하고 컴퓨터 전원을 켜며 밀려있는 메일들을 체크한다.

조용한 사무실에 "타닥타닥 타 다다다닥 " 컴퓨터 자판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그리고 친한 직원들끼리는 메신저가 오고 간다.


"주말 잘 보냈어? "

" 오늘 쟤 또 왜 저래? 분위기 별론데.. "

"끝나고 한 잔? ㅋㅋㅋ"

"무슨 일 있었어?"


여러 험담과 그리고 본인들의 일상을 메신저에 하나하나씩 풀어내며, 힘겹게 출근한 그날의 일상을 조금은 부드럽게 마무리하고 간다.


그리고 바쁜 오전의 근무 후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그리고 조금 더 견뎌내면 행복한 꿀 같은 퇴근 시간이 돌아온다.


어김없이 시미는 회사 동료들과 한 잔을 뒤로하고, 편의점에 들러 4캔의 만 원짜리 수입 맥주와 함께 곁들일 간단한 저녁식사 대용의 분식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평소 좋아하는 TV를 그냥 백색소음처럼 켜두고 대충 손발 씻고 화장을 지운 후 소파에 누어서 하루를 또 마감한다.


그렇게 시미는 고약한 세상에 떨어져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또 다음날 새롭게 시작될 그 하루를 설레어하면 기다린다.


오지 않았으면 하는 월요일은 또 오게 되면 편안하게 견디게 되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주말은 또 가게 되면 많이 섭섭하고 우울하지만 다시 그 주말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를 견디고 살아가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희로애락의 하루하루를 시미는 다양하게 경험을 할 것이며, 그리고 더 밝고 찬란한 미래가 곧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주는 월급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항상 생각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더 잘살기 위해 더 나아가기 위해 해야 하는 계획들은 머릿속을 떠다니며 많은 생각은 하지만....

오늘 살아가는 시미의 삶의 무게감으로 인하여 그 계획을 미루고 당장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음주를 즐기며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후회하고 다시 계획을 하지만 정작 행동은 따라오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아직은 제자리걸음이지만, 그래도 시미는 꿈꾼다.


어느 순간 시미가 더 멋진 성공한 사람이 될 거라는 것을.. 그리고 맥주와 분식으로 가득 찬 동그란 배를 보며, 흐뭇하게 웃으며 스르륵 잠을 잔다.


그리고 또다시 오늘의 하루는 반복될 것이다.


뚜기의 세상살이


아침에 눈을 뜬다.

뚜기는 본능적으로 알람을 끄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대충 볼일을 보고 잠시 소파에 앉아서 폰을 한 참 쳐다본다.

그리고 속옷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면도와 샤워를 한다.


그리고 머리는 말리지 않고 몇 번 툭툭 털어버리고, 대충 스킨을 바른다.


'머리 하기 귀찮은데, 하아... 머리 더 잘라야 하나? 손질이 어렵군..'


젖은 머리에 왁스를 대충 펴 바르고 어머니가 다려놓은 셔츠를 대충 구겨 입고 정장 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는다. 그리고 지하철역까지 걸어간다.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를 켜고 이어폰을 꽂고 지하철 한편에 자리에 앉아서 사무실로 향한다.

오늘은 회사 임원회의가 있어서 준비할 자료가 많지만, 가서 대충 훑어보고 방향을 잡으면 된다 생각하며, 편안하게 바둑 영상을 보면서 회사로 향한다.


"안녕~ 좋은 아침"

직원들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뚜기의 사무실로 들어가 컴퓨터를 켜고, 커피 한 잔을 내린다.

회사가 불안정한 상태에 점점 더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불안감과 책임감도 커져간다.


형의 회사라서 조금은 무임승차 할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더 마음은 무거워져 간다. 쌓여가는 부채만큼 늘어나는 손실도 크다.

수익구조가 예전만큼 좋지 않다. 늘어나는 점포수만큼 수익 그래프도 상향이 되어야 하는데, 손실이 더 큰 시점이다. 대책 없이 확장한 사업구조가 뚜기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대표 형이 출근을 했다.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 요즘 결혼 준비도 함께 하고 있어서 바쁜 것도 있지만,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더 힘든 표정이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뚜기의 하루는 살얼음 같은 시간들이다.


정신없는 임원회의 그리고 해결책 없는 안건들.. 거기에 쌓여가는 부채들..


퇴근할 때, 편의점에 들렀다.

그리고 소주 1병과 새우깡을 샀다.

주무시는 부모님 혹여나 깨실까 봐 조용히 방으로 향하였고,

빈 속에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한 봉지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침대에 누워서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고민이 된다.


여기서 뚜기가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합리적인 방향은 무엇일지?

과연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내일은 어떻게 하루가 펼쳐질지.. 그리고 그 뒤의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뚜기는 그렇게 이 험한 세상에 놓였고, 그 하루를 살아간다.

앞으로의 뚜기의 삶도 궁금하다.


그리고 시미와 뚜기가 어떻게 고약한 세상을 달콤한 세상으로 바꿀지,

그리고 그 고약한 순간을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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