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딱 1년만 더요!

육아 조력자 만들기

by 바이비



쌍둥이가 태어나고 백일이 되자마자 유모차를 끌고 자주 산책을 나갔다. 날이 좋으면 공원에 앉아있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무작정 걷는 날도 있었다. 덩치가 큰 유모차를 끌고 시장에 갈 때면 처음 보는 분들이 말을 걸어오곤 했다. 유독 큰 유모차가 눈에 띄였던 것일까? 아니면 쌍둥이가 신기했을까?


쌍둥이를 키운다고 하면 대개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둘을 한 번에 키우려니 힘들겠네요' 또는 '한 번에 끝내서 좋겠어요'다. 1년 3개월의 육아휴직 복직을 하자, 여기에 한 가지 반응이 더 따라붙었다. '둘을 키우면서 일을 하다니 대단하네요!'라는 반응. 슈퍼우먼을 보는듯한 눈빛은 덤이다.



하지만, 나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정작 슈퍼우먼은 시어머니다. 사실 어머님은 쌍둥이가 태어나고 거의 1년간 아이들을 보러 오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을 보지 않는 어머님에 무척이나 서운했었다. 어머님이 오지 않으신 것은 아이들을 봐달라고 할까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친정엄마가 갑작스레 하늘나라로 떠나고, 이모님이 몇 번 도망가고, 아들이 찾아간 뒤에야 결국 아이들을 보러 오셨다. 본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들이 2살이 될 때부터 시부모님과의 달콤 쌉싸름한 반동거가 시작됐다. 시부모님의 두 집 살림도 시작됐다. 주중에는 우리집, 주말에는 본인집으로 원치 않는 이동을 하시게 됐다. 처음에는 1~2년이라고 선언하셨다. 하지만, 정이 참 무서운 녀석이다! 나중에는 유치원까지라고 본인이 정한 일정을 좀 더 연기해주셨다.


슈퍼우먼 어머님 덕분에 아이들 걱정 없이 출퇴근 3시간을 견뎌내며 잘 버텼다. 그 사이 팀장으로 승진했고 프로젝트가 잘 돼서 해외 PR상도 받았다. 아이들도 할머니 사랑을 양분으로 몸은 단단하게, 마음은 말랑하게 여물어갔다.(재양의 소원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온 가족이 건강한 것이다.)


이제 아이들이 입학하는 3월이 다가온다. 어머님이 정해놓은 기한도 다 되어 간다. 초등학교 즈음이면 내가 일을 그만하거나 새로운 이모님이 봐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은 빨랐고 준비는 덜 됐다. 아직 아이들은 자립하기에는 미숙하고 나도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 결국, 또다시 슈퍼우먼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어머님 딱 1년만 더요!


아들의 얘기가 잘 통했을까? 감사하게도 어머님은 기한을 좀 더 연장해주시기로 했다. 다행히 내 커리어의 기한도 함께 연장됐다. 그렇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배운 것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세상에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육아도 일도 마찬가지다. 혼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재빨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마치, 올리브가 뽀빠이를 부르는 것 같이. 도움을 요청하다 보면 누가 나의 뽀빠이가 되어 줄지 모른다.


+ 슈퍼우먼이 되어주신 어머님께 감사와 존경을 보내며...





< 워킹맘 살아남기: 조력자를 만들자! >

100% 육아를 전담하지 못하는 워킹맘에게 조력자는 매우 중요하다. 나처럼 부모님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방법들도 많다. 등하원 이모님, 정부에서 하는 아이돌보미, 째깍악어 같은 서비스, 아이 친구 엄마 등등 찾아보면 누구든 발견할 수 있다. 회사 내의 조력자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퇴근 시간을 신경쓰느라 조금의 틈도 없이 출근과 동시에 일만하다 퇴근하는 경우도 많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주변을 돌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잠시 틈을 내어 상사와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