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키우지도 않는데 아침 6시 반이면 커다란 닭울음소리가 집안을 울려댄다. 아이들이 맞춰놓은 알람 소리다. 하지만, 아이들은 꿈나라 탐험에 폭 빠져 듣지 못한다. 결국, 알람을 끄는 사람은 나다. 10분도 아쉬운 워킹맘의 단잠이 아이들 알람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비상시를 대비해 초등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전화 기능이 있는 키즈워치를 마련해줬다. 받자마자 아이들은 여러 기능을 요리조리 살핀다. 기능 중 알람을 발견하고는 신이 나서 매일 오전 6시 반으로 맞춰놓았다. 몇 번이 고는 알람 소리를 못 듣길래 지우는 게 좋겠다고 했다.(직접 지우기도 했다.ㅎㅎㅎ)
하지만, 아이들은 몇 번이고 다시 등록을 해놓았다. 몇 번 잠을 설친 뒤에야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아. 알람을 아침 8시 정도로 바꾸는 게 어때?"그러자 아이들이 말한다.
일찍 일어나야 많이 놀 수 있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부지런히 논다고 했던가? 아이들은 새벽같이 일어날 정도로 매일매일이 너무 즐겁다. 거의 한 달간 집에서 놀고 있고 대부분 '집'에 있는데 너무 즐겁단다. 일을 하고는 있지만 엄마가 집에 있으니 더 신나한다. 지금 이 상황이 심심하고 답답한 것은 어른 뿐인가 보다.
아이들이 노는 방법은 매일 달라진다. 새로운 장난감이 없어도 상관없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니 아이들이 놀이를 창조하는데는 자기네들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놀 줄 아는 아이들, 너희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스토리'는 무궁무진한 놀이로 파생된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푹 빠져있는 것은 '탐정놀이'다. 집안 곳곳에 숨겨놓은 단서와 수수께끼를 풀어야 범인을 찾을 수 있다. 어떤 날은 용돈을 훔쳐간 범인, 어떤 날은장난감을 부순 범인을 찾아야 한다. 스토리에 따라 단서와 추리 공간이 달라진다. 가끔은 엄마를 취조하기도 하기도 한다.(하지만 얻는 내용은 별로 없다.)
가방, 모자, 필기도구 등 탐정놀이에도 준비물은 필수다
* '이벤트'는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우리 집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기획자는 아이들이다. 최근에는 일기대회가 열렸다. 일기로 여는 대회가 뭐지... 싶지만 말 그대로 일기 쓰는 대회이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거실에 일기대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몇일의 자체(?) 준비기간을 거쳐 온 가족이 일기를 쓰는 대회가 열렸다. 이외에도 마술쇼, 아이돌 공연, 벼룩시장 등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이벤트는 하루에 끝나지 않는다. 기획부터 준비, 홍보, 당일 행사까지 과정 그 자체가 놀이다.
일기대회는 사실 일기장을 사달라는 아주 고단수 방법이다
* '창작' 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책상에 앉아있을까 싶어 시작한 것이 만들기다. 과정이 길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어 문구점에서 파는 삼천 원정도 되는 클레이로 시작했다. 이미지를 단서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이다. 시켜서라면 십 분 만에 일어나던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자 한 시간쯤은 아무렇지 않게 앉아있는다. 아이들은 완성될 때까지 몰입을 멈추지 않는다.
아이가 완성한 클레이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노는 것도 힘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생각과 사고력, 창의성이 자란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놀아야 생각이 자란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놀이는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경쟁력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