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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개미 Mar 04. 2024

불필요한 열심

게으름에 대하여

판단을 재빨리 중지하고 결론을 손쉽게 도출하는 것, 너무나 손쉽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다’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표준국어대사전은 게으름을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으로 정의하고 있다.

저자는 "생각이 곧 일인 기획자의 경우, 육체노동이 적더라도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면 게으르지 않다." 말하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적당한 타협을 게으름으로 정의한다.

나에게 게으름이란 무엇일까? 나의 게으름 패턴을 찾아보며 나만의 정의를 내려봤다.

계획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 귀찮다는 생각으로 미루는 행위, 지금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마음, 여지를 두는 말, 몸이 편한 상태, 생각을 멈춘 상태. 

쓰고 보니 매일이 게으른 기분이라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게으름은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무엇을 하다가도 이내 곁길로 빠져 생각을 멈춘 채 영상매체에 의존하여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수동적인 행동을 취할 때 게을러질 수 있다. 설거지를 뒤로 미루고 책상정리를 뒤로 미루고, 때론 자기 발전을 위해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려야 함에도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능동적으로 내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몸이 편하다는 것은 움직임이 적고 불편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결국 나에게 게으름이란 생각을 멈춘 채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열심은 게으름의 또 다른 말이다. 올바른 습관을 만들어보고자 미라클모닝과 같은 챌린지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데 나는 100%를 달성해도 남는 게 없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인증만 한 채 다시 잠들기 일쑤였고 내 옷을 입지 않은 듯 행복하지 않은 아침을 매일 맞아야 했다. 나에게 남은 것은 칭찬스티커와 같은 인증완료 표시뿐이었다. 속 빈 강정처럼 겉으로 드러난 어떠한 행위가 만족의 기준이 된다면 나의 시간을 게으르게 쓴 것일지도 모른다. 이유 없는 열심은 내 시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특별한 동기 없이 챌린지를 신청하지 않는다. 타인과 같이 되는 것이 목표가 되면 이내 길을 잃고 만다. 나의 목표와 나의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4시간 나를 위한 시간을 지내며 게으름과 씨름하는 최적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지금, 하나의 행동에 만족하는 이차적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려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게으름은 무엇인가요? 

이렇다 할 목표와 동기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저를 볼 때면 때때로 학창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학생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공부"라는 행위가 있었으니까요. 

어른은 확실히 달라요. 해야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기에 행복하지만 동시에 자유에 따른 책임의 크기도 커집니다. 나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잘 사용하지 못할 때면 스스로에게 죄를 지은 듯 좌절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세상에 멋진 사람들의 목표를 따라가 보기도 하지만 이내 지치거나 방향을 잃어버리고는 합니다. 

<나의 열심의 이유>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만의 게으름을 정의해보세요.

저는 올해 불필요한 열심을 줄이고, 생각의 끈을 놓지 않도록 어린아이처럼 물음표를 가진 일상을 지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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