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러니, 여기저기 소리가 나지.

아들아~ 살살 먹고 살살 놀아.

처음, 아들에게 수유하러 수유실에 갔었다. 그때는 젖이 돌지 않아 연습을 하고 신생아실에서 준 분유를 주려고 아들에게 젖병을 물렸다. 끼익 끼익, 아들이 젖병을 물면서 분유를 먹는데 이상한 소리가 빠는 내내 지속됐다.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 궁금하면서도 어디가 아픈가 걱정이 됐다. 처음으로 트림을 시켜야 하는데. 잘 몰라서 간호사분께 도움을 청하면서 여쭤봤다.


"아기한테 분유 먹을 때 이상한 소리가 나요. 끼익 끼익 하는 소리요 "

"아. 쇳소리요. 좀 지나면 사라지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소리를 쇳소리라고 하는구나. 그래도 사라진다는 말에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 이후 수유실에 수유를 하는 동안 보니 우리 아들이 유달리 쇳소리가 컸다. 주변을 보니 쇳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안 나거나 아님 작게 잘하면 들리는 정도였다. 한 번은 옆에서 수유하시던 산모분이랑 대화를 하다가 쇳소리가 큰 거 같다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성격이 급해서 그럴 거예요. 저희 첫째가 그래서 첨에는 놀랬는데 다 없어지더라고요."


산후조리원으로 넘어가자, 신생아실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 혹시 걱정하실까 봐 연락드렸어요. 아가가 쇳소리가 나는데.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니 걱정 마세요"


아들의 쇳소리가 크긴 큰가 보다. 산후조리원으로 넘어가자 신생아실에서 연락이 올 정도면. 신랑이랑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러려니 했다.  


3주 차에는 퇴소하고 산후도우미 이모가 오셨다. 한 3일쯤 됐을 때 나에게 아들이 빨리 먹고 싶은데, 젖꼭지가 잘 안나와서 쇳소리가 더 큰 거 같다고 하셨다. 젖꼭지를 2단계로 바꾸는 걸 추천하셨다. 신생아에게 그건 아니다 싶어 검색을 해서 철철 잘 나온다는 브랜드의 젖꼭지 1단계로 바꾸어 줬다. 잘 나온다는 젖꼭지 1단계로 바꾸니 그나마 소리가 조금 줄어들었다.


 4주 차가 되자 산후도우미 이모님께서 경험상 이쯤 되면 없어지든지, 많이 약해지는 데 그렇지 않으니, 병원에 가면 물어보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4주 차, 예방접종을 하러 가는 날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았다.


"어느 정도로 큰지 모르겠는데, 쇳소리는 사라지니 걱정 마세요. 아마 급하게 먹어서 더 크게 날 수도 있어요."


쇳소리가 나는 이유를 설명해 주셨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사라진다고 하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2달쯤 지나면 사라질 줄 알았는 데 그때까지 계속 쇳소리가 났다. 언니는 우리 아들을 보더니, 급하게 먹으니, 쇳소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보니, 급하게 먹을 때 쇳소리가 심했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토닥거리며 먹였다.

 

"안 뺏어 먹으니까. 살살 먹어~"


아들에게서는 쇳소리만 나는 게 아니었다. 3주 차에 집에 와 안고 있는데 어딘가에 "뚜둑" 뼛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아들을 안고 있는 손이나 손목에서 난다고 생각했다. 안고 있는데 가끔씩 뼛소리가 어디선가 났다. 신랑에게 물었다.


"아들 한 뼛소리가 나는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자기 뼛소리랑 헷갈린 거 아니야?"


산후도우미 이모도 엄마도 신랑도 들은 사람이 없었다. 내 손목 소리인가 보다 하고 잊고 있을 때, 아들을 침대에 눕히고 바라보는데, 아들이 움직이자 왼쪽 어깨에서 두둑 뼛소리가 났다. 뼛소리가 아들에게서 나는 걸 확인한 나는 겁이 났다. 얼른 지인들에게 물었다.


하필이면 다들 뼛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뼛소리가 난다는 글들이 있었다. 글을 보면서 걱정을 덜긴 했지만 아들이 크면서 움직임이 커지자 점점 심해졌다. 걱정을 안하던 신랑은 뼛소리가 커지자, 어느 날부터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방금 정말 크게 두둑했는데 괜찮을까?"


예방접종을 간 날, 의사 선생님께 물었다.


"아가들은 연골 사이가 커서 그래요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은 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뼈 소리가 엄청 크게 나는 날에는 어디에 이상이 없는지, 잘 노는지 보는 라 정신이 없다. 이제는 뒤집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어깨와 목 쪽에서 어른의 뼈 소리만큼 두두둑 큰 소리가 나곤 한다,


쇳소리는 3개월에 사라졌다. 뼛소리는 계속 진행중이다. 의사선생님말로는 돌까지 가니 걱정말라고 분명 괜찮다고 하셨는데. 한 번씩 큰 소리를 들으면 걱정이 된다. 하지만 정작 아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뒤집고 온몸을 흔들고 인형을 잡아당기고 그저 노느라 정신이 없다.


아들아~제발 살살 놀아.

이전 10화 내가 신랑을 낳았나 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