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똘복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직 어려서 많이 잤다. 어느 순간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자세로 잠들어있어서 나는 자주 많이 웃었다. 잘 먹고 엄청 쌌다. 냄새에 시달리지 않으려고 녀석의 공간에 깔아 둔 종이상자를 부지런히 갈아주었다. 근처 가게와 재활용품 더미에서 종이상자를 싹 쓸어와도 모자랐다. 폐품을 팔아서 용돈을 마련하는 어르신들과 왕왕 마주쳤다.
예방접종은 직접 했다. 데려오는 날 그랬듯이, 녀석은 멀미를 심하게 했다. 아무리 가까운 동물병원도 차로 10분은 가야 해서 데리고 다니기 힘들었다. 병원에 가면 6개월도 안 된 우리 똘복이를 다른 중장년 애완견들이 무서워했다. 사람을 좋아해서 한 번 나가면 돌아오기 싫어했다. 결국 수의사 분께 주사 놓는 법을 배웠다.
놓아주어야 할 주사는 많았다. 주사는 맞는 것만큼 놓는 것도 무섭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점점 요령이 생겼다. 내내 사료만 주다가 좋아하는 통조림을 눈 앞에 놓아주면 똘복이는 정신을 잃고 먹었다. 그 사이 주사를 놓았다. 자기가 주사를 맞는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산책을 같이 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되자 똘복이의 몸무게는 십 킬로그램에 육박했다. 목끈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동물병원이나 애견용품점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들이 많았지만 똘복의 것은 아니었다. 사슬은 차갑고 무거워 보여서 싫었다. 어렵게 가죽으로 된 빨간색 끈을 구했다.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은 똘복이를 어른 개라 생각했다. 가끔 진돗개를 키워본 분들만 알아봤다.
"얼굴은 아직 아기인데 잘 먹이셨나 봐요. 덩치가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