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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8. 2019

우리가 잘 몰랐던 기적같은 식품

#6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이탈리아인들을 건강하고 장수하게 만드는 식재료는 무엇일까..?


이틀 전, 주말이면 들르게 되는 피렌체의 오래된 재래시장 산타 암부로지오를 찾았다. 그곳은 연중 붐비는 곳으로 피렌체 시민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까지 찾는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다. 싱싱한 야채와 과일은 물론 유제품과 육류와 발효식품 등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요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주로 제철에 나는 식재료였다.


이맘때면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딸기가 까르초피 등과 함께 쉽게 눈에 띈다. 또 휘노끼오, 라디끼오, 쥬끼니는 물론 뽀로가 상점마다 거의 비치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출하되기 시작한 도드라지는 한 식재료 앞에서 멈추어 섰다. 우리에게 완두콩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녀석의 이름은 이곳에서 피셀리(Piselli_Pisum sativum)로 부른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피셀리는 고대로부터 재배되어 전 세계에 고루 퍼지면서 종류가 수 천종에 이르며, 영양소는 물론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여 세계인의 식탁에 오른 지 꽤 오래됐다. 따라서 지중해 중심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에 피셀리가 많이 재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생김새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완두콩 보다 껍질이 많이 커 보였다. 아울러 이맘때면 이탈리아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피셀리의 정체는 물론 이탈리아인들이 피셀리를 어떻게 섭취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처음 만난 낯선 피셀리

지난해부터 피렌체에 둥지를 튼 후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게 된 식품이 피셀리라는 이름 조차 귀여운 녀석이다. 지금도 냉장고를 열면 한쪽에 우두커니 자리 잡고 있는 것. 우연히 녀석을 동네 슈퍼마켓에서 만나게 됐는데 그는 냉동실에서 꽁꽁 언 채로 나를 만났다. 겉봉지에 피셀리라 적혀 있어서 나는 완두콩으로 읽었다.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면서 익숙했던 이름이라 녀석의 몸값(?)이 궁금했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녀석의 몸값은 가격표에 1kg당 2.75유로로 표시되었다. 그래서 냉동실 문을 열어 녀석을 손에 들고 피셀리가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해 봤다. 이유가 있었다. 녀석은 한국에서 잡곡밥을 해 먹을 때 자주 식탁에 오르지 못한 품목이었다. 맛 등 쓰임새에 따라 다른 콩류에 밀린 것도 있지만 제대로 먹기엔 약간은 부담스러운 존재랄까.


녀석은 중국집에서 조차 귀한 대접을 받으며 짜장면 위에 달랑 몇 알갱이 정도만 흩뿌려져 있었던 것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났다고 해도 가격 면에서 보통 사람들이 즐기기는 무리가 있었던 게 사실인 것 같다. 또 무엇보다 생산량이 적었으므로 제철에 몇 번 맛만 보는 게 고작이었던 것 같다. 예건데 한 자루를 구입해 초록색 완두콩을 쏚아내면 한 됫박도 채 안 되는 소량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슈퍼마켓에 있는 녀석의 몸값은 거의 공짜가 아닌가.


"이거 한 번 먹어보는 게 어때..?"



피렌체에서 처음 요리해 본 피셀리의 맛

이때까지만 해도 계산대 앞에서 줄 서 기다리던 아내의 반응은 별로였다. 더군다나 우리는 냉동식품을 즐기지 않는 편이었으므로 시큰둥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내겐) 귀한 녀석들이었으므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즉각 시험에 돌입했다. 먼저 팬 위에 올리브유를 적당량 두른 다음 마늘 네댓 쪽을 넣고 마늘 기름을 만든 후 꽁꽁 언 녀석들을 전부 쏟아부었다. 꽤 많은 양이었다.


팬 속에서 녀석들은 치익 소리를 내며 뽀얀 안개를 피워냈다. 그 즉시 팬의 뚜껑을 덮어 꽁꽁 언 녀석들의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한편 가끔씩 뚜껑을 열어 변화를 살폈다. 뽀얗게 꽁꽁 언 녀석들의 몸이 차차 초록색으로 변해갈 때쯤 뚜껑을 열어 아래위를 번갈아 가며 뒤섞는 살따레(Saltare)를 시도했다.


그리고 소금 후추 적당량을 뿌리고 빠르마지아노 레지아노를 갈아 넣고 초벌 양념을 했다. 생각보다 수분이 적은 것 같아서 생수 반 컵을 첨가했다. 그리고 한 번 더 살따레를 시도했다. 그게 전부였다.  조리 시간이 1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몇 녀석을 숟가락에 담아 호호 불며 시식을 해 봤다. 맘마미아..!


"여보, 맛 좀 봐 봐..!!"



가격이 떨어진 피셀리, 이유가 궁금했다

조리가 완성된 녀석들은 막 밭에서 따 온 싱싱한 피셀리 맛을 간직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적당량의 양념을 뒤집어쓰고 화려한 외출을 한 것이다. 아내는 시식 직후 "이거 정말 맛있네. 빵 하고 너무 잘 어울리 것 같아. 밥에 넣어 먹어도 좋을 거 같고.."라며 피셀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하여 녀석들은 매번 우리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녀석들을 만나기 위해 슈퍼에 들렀는데 녀석의 몸값이 더 떨어져 있었다. 킬로그램당 2.7유로 하던 녀석들의 몸값이 2(1.99) 유로로 하락한 것. 처음에는 슈퍼마켓이 할인행사를 하는 줄 알았다. 따라서 가까운 다른 마켓으로 가 본 결과 그곳에서도 할인된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반문해 보니 이유가 있었다. 햇 피셀리 출하 시절이 다가오면서 재고 정리에 들어갔던 것. 그러니까 이탈리아에서는 연중 피셀리를 애용하고 있었던 것이며, 피셀리는 다양한 리체타(요리법)를 통해 웬만한 이탈리아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감초 같은 존재랄까. 피셀리 재배방식은 이랬다.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에 파종하여 이듬해 4-6월에 수확하는 보통 재배법이 있다. 주로 남부의 2 모작 지대에서 많이 재배하며, 9월에 파종하여 12-3월에 수확하는 촉성 재배법, 5-6월에 파종하여 초가을에 수확하는 억제재배법의 3가지 재배방식이 있다. 이른 봄에 씨를 심어 60-70일 후에 수확한다.(출처: 위키백과)



피셀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느끼면서

피셀리 재배방식을 참조하면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서 수확의 량도 달라지는 것. 자료를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이탈리아인들의 피셀리 사랑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들의 삶 속 깊이 파고든 피셀리는 건강에 크게 기여한 바 장수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던 게 아닌가.


피셀리는 100그램당 대략 52킬로칼로리의 열량을 내며, 80%의 수분과 탄수화물, 식물성 단백질, 섬유질, 미네랄, 비타민 등이 고루 분포된 천혜의 식재료였다. 피셀리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이 같은 영양소는 인체에 매우 탁월한 작용을 해, 두뇌발달을 돕는 것은 물론 혈관을 건강하게 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한편, 많은 양의 식이섬유는 변비까지 개선시킨다고 알려졌다. 


FIRENZE_유혹 TENTAZIONE_MERCATO DI SANT'AMBROGIO, 27 APRILE 2019


또 풍부한 비타민A 덕분에 시력보호는 물론 피셀리에 함유된 제니스틴 성분 때문에 성인병을 예방하고 개선한다고 하므로,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를 갖춘 매우 유익한 식품이었다. 따라서 피렌체의 산타 암브로지오 재래시장에서 챙겨 온 싱싱한 피셀리를 보고 있자니, 저절로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게 아닌가. 피셀리만 대략 살펴봤을 뿐인데 이탈리아인들이 왜 건강하게 오래 사는지 넌지시 알게 되는 것.


구글 혹은 유튜브 검색창에 '피셀리로 만든 요리' 꼰 피셀리(Con Piselli)를 두드려 보면 오만가지(?) 리체타가 등장할 것. 우리가 섭취하는 피셀리는 그야말로 조족지혈로 소량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여기에 추가로 훌륭한 유제품과 와인은 물론 발효식품까지 섭취하고 있음을 참고했으면 한다. 누군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지 않겠는가.. 또 피셀리를 연중 아무 때나 섭취할 수 있도록 냉동, 건조, 통조림 등의 방법으로 상용하고 있다. 정말 환상적인 식품이다.


자료 출처: Piselli: proprietà, calorie, usi, calorie e come valorizzarne i benefici

Piselli, le fantastiche proprietà, gli usi, le calorie, i valori nutrizionali e come valorizzare i benefici di un legume che dovremmo tutti consumare più spesso

I piselli sono una varietà di legumi molto diffusi in Italia. In primavera-estate si consumano freschi e nel resto dell’anno si possono gustare secchi, nella variante surgelata o in scatola. Ma quali sono le proprietà dei piselli e come utilizzarli al meglio per valorizzarne i benefici?

MERCATO DI SANT'AMBROGIO
27 APRILE 2019 FIRENZ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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