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분명히 여기에 제비꽃이 올라올 것 같은데... ', '금방이라도 산수유 꽃봉오리가 터질 것 같은데...' 중얼거리며 꽃을 찾고 있었다.
마트 공휴일인 줄도 모르고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산책을 할 겸 다시 이사 온 동네 탐색을 나섰다. 단지를 벗어나 얼마 후 손에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보였다. 근처에 마트가 있나 싶어 사람들이 나오는 방향으로 갔다. 대형마트가 공휴일이라 그런지 작은 마트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행히 식료품 몇 개를 사들고 나왔다.
내심 봄꽃을 보고 싶었는데 금방 집 앞까지 와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집 앞 놀이터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에 나무들 중에 산수유나무가 두 그루가 있었다. 집 앞에 산수유나무가 있는 줄도 모르고 다른 곳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니. 눈을 부릅뜨고 찾을 때 보이지 않던 꽃이 피고 있었다.
산수유나무 꽃봉오리@songyiflower 인스타그램
잃어버린 물건을 찾은 듯 기분이 편안해졌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겠구나. 방금 전까지 난 가까이에 있는 나무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눈 앞에 없을 거란 생각에 가려 보지 못했던 것이다. 늘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만족 못하는 내 성미를 자연이 다독여준다. 방금 전까지 한 꽃 수사관 놀이는 노란 산수유를 찾은 걸로 일단락되었다.
바이러스가 없었던 시절, 3월 아직 찬 바람이 남았지만 아이들과 자주 찾았던 고궁의 정원엔 노란색 산수유꽃이 반갑게 맞아주었었다. 예전처럼 고궁으로 봄맞이를 가보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산수유꽃을 보며 예전을 떠올려 줄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맺은 빨간 산수유 열매를 매단 채로 꽃봉오리를 만든 가지가 보였다. 붉은 열매 두 개가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집에서 투닥거리고 있을 아이들처럼 보였다. 그나저나 산수유 꽃은 언제쯤 활짝 피어날까? 또 조바심을 내는 마음에 놀라 집으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