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중랑천은 가을이 끝이 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온도가 분명했다. 한참을 걸었지만 꽃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중랑천 수변공원에 좀 더 남아 있고 싶었다. 양지바른 곳에 초록색 덤불이 보이자 너무도 반가웠다. 그 안에 아직 못 본 야생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중랑천 코스모스 @songyiflower 인스타그램
특히나 야생초 덤불에서 반가운 꽃은 코스모스다. 이 코스모스는 땅 아래에서 얼마나 기다리다가 피어났을까? 추워진 날씨에 코스모스가 화석처럼 굳은 모습이다. 꽁꽁 얼었지만 아직 분홍색 꽃잎은 생생하다.
중랑천 야생화덤불 @songyiflower 인스타그램
산책하는 시간, 고독한 일이지만 나는 산책하는 시간이 가장 자유롭다.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이런 것이다. 정돈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꽃과 씨앗이 뒤엉켜 있고, 바짝 마른 잎들은 곧 부엽토가 될 것이다.
해마다 겨울은 나이가 한 살 더 드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물론 한 살 더 먹는다고 해서 당장 몸에 표시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보이는 흰 머리카락이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 머리카락이 원망스럽지는 않다. 내가 지금까지 이 흰머리카락을 만드느라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았고, 글도 쓰고 있지 않은가. 아직은 검은색 머리카락이 훨씬 더 많으니 안심하기로 했다.
그리고 어서 빨리 새 달력을 넘기고 싶다. 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산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아래 작은 들꽃들과 내딛는 발걸음을 느끼며 우아한 고독의 시간이 오고 있다. 나이는 먹기 싫지만, 봄이 오면 두 팔 벌려 얼싸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