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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Oct 21. 2023

시댁환장곡 37화 뻔하고 뻔뻔한 대답 꼬집기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37화 뻔하고 뻔뻔한 대답 꼬집기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37화 뻔하고 뻔뻔한 대답 꼬집기


너무 당연한 일인데 시댁이 좋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싱겁지만 답이 뻔한 대답이다. 고민할 거리라도 있어야 생각해 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시댁이 싫으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은 문제가 된다. 아주 사소한 것도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은 자기 통제를 벗어남을 의미하는 것이고 제어가 안 된다는 것은 지금의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댁에서 벗어나려면 시댁이 형성된 조건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로 결혼이다. 결혼을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면 시댁도 사라진다. 그래서 요즘 책과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간을 회귀하는지 모른다. 결혼하기 전 시간으로 되돌아 가 결혼이라는 선택을 했다는 그 자체도 지우고 싶은 소망이 발현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세상에 있었던 것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싶다. 어쩌면 새로운 것을 있게 하는 것보다 있었던 것을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 같다. 있었던 것의 자취를 없앨 수 있지만 마음에 남아 있던 흔적까지는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된 인연이라면 흔적은 간직한 체 시댁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거창하게 동네방네 요란하게 알리며 결혼이란 것을 해버렸다. 게다가 살을 섞어 반반씩 지분이 있는 자녀까지 낳았다. 시댁 사람들도 다른 우주가 아닌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이다. 며느리가 낯설고 힘겨운 의무가 이해되지 않고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모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제의 강압에 투쟁하고, 군사독재에 격렬히 저항했으면서 가족이라고 말하면서도 며느리의 어려움은 사소한 것으로 전통이란 프레임으로 공고히 하는데 묵인했다. 그래서 시댁은 뻔뻔하다. 그 뻔뻔한 심보 저 밑바닥에는 시댁이 며느리를 바라보는 심보는 ‘이래도 그만둘래’가 있다. 여전히 시댁에 남아 있든, 해방되었든 며느리들을 그어 놓은 테두리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 뻔뻔한 심보 때문에 지금 여전히 며느리로 남아 있든, 한때 며느리였던 상관없이 그 경계가 사라질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답은 뻔하다. 답이 뻔하다고 해서 뻔뻔한 대답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시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은 뻔뻔하고 이기적인 생각이다. 평생 힘들게 감당하고 감내했다고 해서 상대에게도 요구할 수 없다. 사회의 민주화는 아주 낮은 가정집 울타리 하나 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만들어 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거 같아 비꼬는 마음이 솟고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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